이무생 씨, 이렇게 씹어먹는다고요?[스경연예연구소]
어쩐지 건치더라.
배우 이무생이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를 씹어먹었다. 8화 면회씬 단 한 장면만으로 배우로서 진가를 입증했다.
이무생은 ‘더 글로리’에서 극 중 주여정(이도현)의 아버지를 살해한 사이코패스 살인마 ‘강영천’으로 분했다. 주여정에게 트라우마를 선사한 장본인이자, 파트2에서 중요한 키를 쥔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강영천은 주여정 아버지를 죽인 뒤 현장에서 검거돼 청송교도소에 수감된다. 수인번호 3724를 받은 사형수로, 감형을 목적으로 주여정에게 끊임없이 선처를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며 긴장감을 배가한다. 특히 주여정이 비밀번호로 그의 수인번호를 지정할 만큼, 주여정의 인생을 강력하게 지배하는 존재기도 하다.
수면 아래 있던 ‘강영천’의 존재감이 강력하게 부각되는 건 8화부터다. 주여정에게 보내는 편지를 우연히 발견한 주여정의 어머니 ‘박상임’이 경악한 채 강영천을 면회하러 간 장면부터 캐릭터 실체에 대한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한다.
학폭피해자 ‘문동은’(송혜교)과 별개로 ‘주여정-강영천’ 서사에 집중하게 만든 건 이무생의 연기력 덕분이다. 그동안 JTBC ‘부부의 세계’ ‘서른 아홉’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등에서 다정하고 매력적인 얼굴을 보여줬던 그는, ‘더 글로리’에선 작정한 듯 혐오스러운 캐릭터를 200% 소화해낸다. 해당 장면에선 선처를 바라는 코멘트를 하면서도 삐죽삐죽 튀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해 쿨럭거리는 연기적 디테일을 완벽하게 잡아내 보는 이를 감탄하게 한다. 이후 주여정 어머니에게 “의사시잖아요. 가족이 다 의사시잖아. 못 죽이잖아요 사람. 남편분도 그런 성정 때문에 뒤지신거잖아요”라며 “나 여기서 나가려는거 아니에요. 여기 편하고 좋아요. 세끼 꼬박 밥 주고 운동 시켜주고 치료도 해주고요”라고 히죽거리는 연기로 섬뜩한 느낌마저 전달한다.
단 한 순간이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는 ‘더 글로리’의 뜨거운 화제성만큼이나 이무생에 대한 반응도 열렬히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이무생 연기 너무 무서워서 스킵함. 그렇게 연기하는 게 어딨어요”라며 느낀 바를 생생히 전했고, “나 진짜 놀람, 소름” “웃음 참는 연기 무섭다” “‘부부의 세계’에 나온 배우 맞아? 연기 잘한다” “난 이무생인지 몰랐어” 등 다양한 의견이 이어졌다.
파트2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강영천, 파트2에서 한 건 할 것 같음”이라고 썼고, “주여정과 만날 것 같은 느낌” “강영천-주여정은, 문동은-하예솔(박연진 딸)과 같은 관계가 될 것 같은데” 등의 반응도 흘러나왔다.
‘더 글로리’ 파트1은 넷플릭스서 감상할 수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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