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포기하고 11년 4210억 쐈다' 데버스, 보스턴 역대 최대 계약

보스턴 레드삭스가 3루수 라파엘 데버스와 11년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보스턴 레드삭스가 예비 FA 라파엘 데버스를 장기계약으로 묶는데 성공했다.

ESPN 등 외신들은 5일(이하 한국시각) '3루수 라파엘 데버스와 레드삭스가 11년 3억3100만달러(약 4210억원)에 연장계약을 체결하는데 합의했다'며 '올시즌 후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던 데버스는 레드삭스 구단 역사상 최장 계약기간과 최고액 기록을 함께 갈아치웠다'고 보도했다.

보스턴은 이번 오프시즌 들어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빼앗겨 공수 전력이 크게 약화될 위기를 맞았다. 앞서 2020년 초에는 외야수 무키 베츠를 LA 다저스로 트레이드하는 등 최근 4년간 전력이 불안정했다.

구단 역사상 최고의 계약 규모로 대우할 정도로 보스턴은 데버스가 전력에 절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스턴의 종전 계약기간과 총액 최고 기록은 각각 외야수 매니 라미레즈의 8년(2000년, 1억6000만달러)과 투수 데이빗 프라이스의 2억1700만달러(2015년, 7년)였다. 두 기록을 한꺼번에 깬 것이다.

데버스는 앞서 지난 4일 보스턴과 올시즌 1750만달러를 받는 1년 계약을 먼저 합의했다. 따라서 이번 장기계약은 2024년부터 2034년까지 해당한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우투좌타인 데버스는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보스턴의 주전 3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는 작년까지 통산 타율 0.283, OPS 0.854를 마크해 올시즌 후 FA 시장 야수 최대어로 꼽히던 선수다. 지난 시즌에는 141경기에서 타율 0.295, 27홈런, 88타점, 84득점, OPS 0.879를 기록했다.

ESPN은 '2017년 20살에 데뷔한 데버스는 왜 스카우트들이 그토록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는지를 곧바로 보여줬다. 그의 스윙은 왼쪽 그린몬스터를 때리는 2루타와 우측 펜스를 넘기는 홈런이 인상적이라 펜웨이파크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ESPN에 따르면 체임 블룸 보스턴 사장과 에이전트 넬슨 몬테스는 이번 오프시즌 들어 데버스의 장기계약을 놓고 협상에 들어갔으나 입장 차이로 타결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3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NHL 보스턴 브루인스와 피츠버그 펭귄스의 윈터클래식에서 팬들이 이를 관전하러 온 존 헨리 보스턴 구단주를 향해 야유를 쏟아내자 '민심'을 확인한 구단이 서둘러 협상을 진전시켰다는 얘기가 나온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