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드론에 용산 대통령 집무실 상공도 뚫렸다...군 뒤늦게 인정

서울 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근처까지 비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군 당국이 이 사실을 부인하다가 뒤늦게 대통령실 상공이 뚫린 사실을 확인했다.

5일 군과 정치권에 따르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김승겸 합참의장 등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북한 무인기 1대가 비행금지구역(P-73)에 진입했다고 보고했다.

P-73은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청사를 중심으로 하는 반경 3.7㎞ 구역으로, 용산뿐 아니라 서초·동작·중구 일부가 이 구역에 포함된다.

북 무인기 사태 초기인 일주일 전까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 주변에서 무인기가 비행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군 당국은 ‘서울 북부’ 만 뚫렸다며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당시 무인기가 P-73을 통과했을 확률이 높다는 야당 의원 주장도 나왔는데, 합참은 이를 정면 부인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19일 북한이 위성시험품 탑재체에서 촬영했다고 공개한 용산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삼각지 일대. 연합뉴스

이후 정밀 분석을 통해 북 무인기가 용산 집무실 근처 상공을 비행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지난달 26일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수역을 통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1대는 한강을 따라 서울로 들어온 뒤 1시간가량 서울 상공을 비행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된 서울 중심부 핵심지역까지 들어온 것으로 본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북한 무인기의 서울 진입 당시 상황을 초 단위로 재분석한 결과 P-73 침범을 확인했다고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다만 P-73을 스치듯 지나간 수준이고, 용산이나 대통령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분석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