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국인? 뭣이 중헌디[김세훈의 스포츠IN]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은 외국인? 한국인?
지금 축구판에 거론되는 이슈다. 이게 과연 옳은가. 둘 중 한쪽을 지금 선택하는 게 가장 시급한 일인가. 외국인(또는 한국인)을 뽑으면 모든 게 해결되거나 모든 게 실패하나. 명확한 근거 없이 피부색을 먼저 정하는 게 지연, 혈연, 학연에 얽매이는 것과 뭐가 다른가. 알량한 국수주의, 맹목적인 사대주의인가.
인사에는 기본이 있다. ▲과거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며 ▲바람직한 미래를 조직과 함께 이끌 수 있는 적임자인지를 가늠하는 게 골자다.
최근 4년 한국대표팀은 어땠나. 월드컵 본선진출권을 원만하게 따냈고 월드컵 16강에도 진출했다. 결과는 좋았다. 플레이는 도전적이고 다이내믹했지만 세밀함이 떨어졌다. 체력은 평균치였고 상대와 당당히 맞서는 태도는 좋았다. 주전에게 과도하게 의존한 게 하마터면 독이 될 뻔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4년 동안 해외파 중심으로 비슷한 멤버를 줄곧 썼다. 개인기가 약한 한국 선수를 데리고 빌드업 축구를 해보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반복적인 고정된 멤버 기용은 조직력은 끌어올렸지만, 임기응변력, 조커 활용도, 공격의 다양성은 떨어뜨렸다. 그래서 월드컵 기간 부진했거나 부상에 시달렸거나 체력이 소모된 주전을 빼지 못했다. 백업 멤버 부재는 취약점이었다. 한국이 16강에 올랐다고 벤투의 모든 행동과 결정을 선견지명이 있는 것처럼 미화하는 건 너무 단순하고 어리석다.
한국에는 유럽파가 많이 생겼다. 소속팀 감독도, 동료도 외국인이다. 큰 무대에서 뛰면서 해외파 위상과 영향력이 커졌다. 따를만한 감독이 아니다 싶으면 은근히 무시할 수도 있는 힘을 가졌다. 대표팀 감독은 선수를 잠시 불러 컨디션 조절 정도만 한 뒤 A매치를 치른다. 대표팀 감독이 뭔가 결정적인 걸 바꿀 수 없는 환경이다. 그래서 1년 내내 선수와 함께 생활하고 선수 운명을 좌우할 권한을 가진 프로팀 감독보다 대표팀 감독에게 선수단 장악력이 훨씬 중요하다. 차기 감독은 유럽파에 대한 장악력과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최근 세계축구 트렌드는 강한 전방 압박, 빠른 수비전환, 신속한 공격 전개, 강한 체력이다. 상대 진영에 상대를 몰아넣어 볼을 빼앗은 뒤 골을 넣거나, 우리 진영에서 볼을 가졌을 때 가능한 한 빨리 상대 골문까지 가는 게 키워드다. 한국은 패스 방향과 정확도, 공격적인 침투패스 등이 부족했다. 차기 감독이 어떤 식으로든 풀어야 하는 과제다.
독일 출신 미하엘 뮐러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됐다. 외국인이라 외국인을 감독으로 뽑으리라는 전망은 말이 안 된다. 반대로 외국인 위원장과 한국 감독이 상호 균형을 잘 잡으리라는 생각도 어불성설이다.
▲유럽파 등 최고 엘리트 선수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지 ▲한국 축구 시스템과 한국 선수들 장단점을 잘 아는지 ▲최신 국제축구 트렌트를 잘 파악하고 있는지 ▲경기 도중 임기응변력이 뛰어난지 ▲한국 선수들을 열심히 찾아다닐 정도로 성실한지 ▲이름에 얽매이지 않고 원석을 부지런히 발굴할 의지가 있는지 ▲대한축구협회와 건설적으로 협업할 수는 있는지 ▲‘내탓이오’라며 모든 걸 책임질 자세는 됐는지 ▲한국축구가 추구하는 방향과 지도 철학이 궤를 같이하는지, 이런 것들을 먼저 깊게 논의한 뒤 도출된 결론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을 선임하는 게 올바른 인사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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