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아들’ 이정현 “고향에서 꼭 이기고 싶었는데…” [군산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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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꿈꾸던 프로선수가 돼 고향의 코트를 밟은 기분은 어떨까.
올 시즌 캐롯이 군산에서 경기를 갖게 됐고, 마침내 이정현이 고향에서 프로선수로 뛰는 꿈을 이뤘다.
비록 상대팀이지만 고향출신 선수를 알아본 많은 군산팬들이 이정현을 응원했다.
이정현이 군산에서 KCC 경기를 보면서 자라 프로선수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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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군산, 서정환 기자] 평생 꿈꾸던 프로선수가 돼 고향의 코트를 밟은 기분은 어떨까. ‘작은’ 이정현(24, 캐롯)이 꿈을 이뤘다.
고양 캐롯은 3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개최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전주 KCC에게 72-79로 역전패를 당했다. 5연패를 당한 캐롯(13승 15패)은 6위로 밀렸다.
군산이 고향인 이정현에게 뜻깊은 경기였다. 이정현은 초중고를 모두 군산에서 마친 ‘군산의 아들’이다. 어렸을 때 KCC 이상민 경기를 보고 그처럼 되기 위해서 농구를 시작했다. 엘리트코스를 착착 밟은 그는 우상 이상민처럼 연세대의 캡틴을 맡았다. 그는 2021년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오리온에 지명돼 프로진출의 꿈을 이뤘다.
KCC는 2013년부터 제2 연고지 군산에서 연말연시 3경기씩을 치르고 있다. 지난 시즌 KCC는 LG, 현대모비스 SK와 경기를 했다. 올 시즌 캐롯이 군산에서 경기를 갖게 됐고, 마침내 이정현이 고향에서 프로선수로 뛰는 꿈을 이뤘다.
경기를 앞둔 김승기 캐롯 감독은 “이정현에게 고향이니까 잘하라고 했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인데 아직 대학농구 티를 못 벗었다. 전성현과 함께 우리 팀의 원투펀치가 되어줘야 하는 선수”라고 주문했다.
고향에서 뛴 첫 경기서 이정현은 선발로 출전했다. 비록 상대팀이지만 고향출신 선수를 알아본 많은 군산팬들이 이정현을 응원했다. 이정현은 어느 때보다 의욕이 넘쳤다. 그는 경기 시작과 함께 3점슛을 터트렸다. 상대 공을 가로챈 뒤 속공에 나서 어시스트까지 뿌렸다. 이정현은 허웅의 수비를 뚫고 레이업슛을 올려놓기도 했다.
2년차라 미숙한 점도 보였다. 이정현은 상대의 거친 압박이 들어오자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3쿼터까지 3점슛 4개 포함 17점을 올린 이정현은 4쿼터 무득점으로 부진했다. 캐롯도 뒷심부족을 드러내며 역전패했다.
경기 후 이정현은 “부모님도 경기를 보러 오셨다. 고향인 군산에서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김승기 감독은 승패와 상관없이 부모님 앞에서 뛴 이정현이 끝까지 코트에 남도록 배려했다. 김 감독은 “이정현은 지금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엄청난 경험을 하고 있다. 최고레벨의 공부를 하고 있다. 이정현은 우리 팀이 이기든 지든 무조건 많이 뛰어야 하는 선수다. 프로에서 이렇게 경기를 많이 뛰는 것은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무조건 이정현을 차세대 스타로 키우겠다는 선언이다.
상대팀 KCC도 이정현의 활약이 대견했다. 이정현이 군산에서 KCC 경기를 보면서 자라 프로선수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KCC 관계자는 “우리 팀 유소년 선수였던 이정현이 프로선수가 돼 군산경기를 뛰니 격세지감이다. 지금처럼 연고선수 우선지명권 제도가 있었다면 우리 선수로 뛰고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올 시즌 이정현은 28경기에 출전해 평균 15.5점, 3.9어시스트, 1.9스틸, 경기당 3점슛 성공 2.3개, 3점슛 성공률 38.7%로 모든 부문에서 기록이 상승했다. 리그 엘리트 가드 대열에 합류한 그는 기량발전상 수상도 유력하다. 다만 김승기 감독의 지적처럼 이정현은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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