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피해 배상하라” 요구 일축한 독일에 폴란드 “무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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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침공으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80여 년 만에 천문학적 배상금을 요구했으나 독일은 이를 일축한 것으로 알렸다.
이에 앞서 작년 10월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즈비그니에프 라우 폴란드 외무장관과 공동기자회견 당시 "독일이 2차 세계대전으로 일으킨 고통이 폴란드에서 세대를 이어가며 전해지고 있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배상 문제에 대해선 이미 종결됐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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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97세 나치 전범’까지 찾아 처벌하지만
“전쟁 고통에 책임…허나 배상문제는 끝난 일”
폴란드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침공으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80여 년 만에 천문학적 배상금을 요구했으나 독일은 이를 일축한 것으로 알렸다. 독일은 전쟁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배상 문제는 이미 끝난 일이라는 입장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폴란드 P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폴란드가 총 6조2000억 즐로티(약 1787조 원)의 전쟁 배상금을 요구한 서한에 대해 최근 독일은 회신을 보내면서 관련 논의를 거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르카디우시 물라르치크 폴란드 외무부 차관은 이날 PAP 인터뷰에서 “이 답변은 한마디로 폴란드와 폴란드인에 대해 절대적으로 무례한 태도를 보여준 것”이라며 독일을 맹비난했다.
물라르치크 차관은 “독일은 폴란드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을 추구하기는커녕, 폴란드를 속국으로 취급하고 이곳에 영향력을 확장하기를 원한다”고 비판하며 “국제기구를 통해 독일에 배상 논의를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폴란드의 서한에 회신했다”고 확인하면서도 어떤 내용을 담아 회신했는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앞서 작년 10월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즈비그니에프 라우 폴란드 외무장관과 공동기자회견 당시 “독일이 2차 세계대전으로 일으킨 고통이 폴란드에서 세대를 이어가며 전해지고 있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배상 문제에 대해선 이미 종결됐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지난 1939년 9월 1일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한 바 있다. 이에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에 선전포고하며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폴란드는 당시 전쟁으로 국민 약 600만 명이 사망했고 수도 바르샤바 등이 초토화됐다. 또 독일 나치당의 유대인 대량 학살인 ‘홀로코스트’ 역시 아우슈비츠 수용소 등 폴란드를 중심으로 자행됐다.
1945년 종전 후 구 소련의 위성국이 된 폴란드는 소련의 압력으로 피해 배상과 관련한 모든 권리를 포기했으나, 현 폴란드 여당인 민족주의 성향의 법과정의당(PiS)은 2015년 집권 이후 줄곧 독일에 배상을 요구해오고 있다. 폴란드는 의회 차원의 2차 대전 피해배상위원회를 꾸려 지난해 10월 배상액 규모를 산정했다.
독일은 2차 대전에 대한 전쟁 책임을 인정하고 관련자 처벌과 반성을 계속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실제로 독일 법원은 지난 달 2차 대전 당시 폴란드에 있던 나치의 슈투트호프 강제 수용소에서 나치 지휘관 비서 겸 타자수로 근무하면서 1만 명 이상을 살해하는 데 가담한 97세 여성 이름가르트 푸르히너에게 유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당시 법원은 “푸르히너는 해당 수용소 내 지휘관 사무실에서 타자수로 근무할 당시 수감자 1만505명이 가스실 등에서 잔인하게 살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그가 서류 작업 처리 등을 통해 조직적 학살을 의도적으로 지지했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살인죄와 살인 방조죄는 공소시효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독일에서는 지난 2011년 법원이 강제수용소에서 일했던 존 뎀야누크(당시 91세)에게 직접적 증거가 없는데도 살인 조력 혐의의 유죄를 인정한 것을 기점으로 2차 대전 관련자들에 대한 유죄 평결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독일은 “폴란드는 1953년 더 이상의 피해배상을 포기하겠다고 했다”며 “이를 여러 차례 확인했기에 전쟁 배상 문제는 끝난 일”이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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