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멈춘 전동휠체어, 9시간 '덜덜'…700m 함께 밀었다

유예림 기자, 정세진 기자 2023. 1.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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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휠체어 방전으로 9시간 넘게 주택가 골목길에서 움직이지 못하던 하지마비 장애인이 경찰의 도움으로 귀가했다.

4일 서울 중랑경찰서 등에 따르면 면목본동파출소 소속 노현우 경위, 백승우 순경, 박준엽 순경 등 3명은 지난 3일 오후 2시 50분쯤 '전동휠체어를 탄 아저씨가 오전 6시부터 같은 자리에 있다'는 신고를 받고 면목동으로 출동했다.

신고자에 따르면 면목동 한 주택가 골목길에 이날 오전 6시부터 60대 남성 A씨가 전동휠체어를 탄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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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4시쯤 서울 중랑경찰서 면목본동파출소 경찰관들이 하지마비 장애인의 전동휠체어를 직접 밀며 귀가를 돕고 있다./사진=서울 중랑경찰서 제공

전동휠체어 방전으로 9시간 넘게 주택가 골목길에서 움직이지 못하던 하지마비 장애인이 경찰의 도움으로 귀가했다.

4일 서울 중랑경찰서 등에 따르면 면목본동파출소 소속 노현우 경위, 백승우 순경, 박준엽 순경 등 3명은 지난 3일 오후 2시 50분쯤 '전동휠체어를 탄 아저씨가 오전 6시부터 같은 자리에 있다'는 신고를 받고 면목동으로 출동했다.

신고자에 따르면 면목동 한 주택가 골목길에 이날 오전 6시부터 60대 남성 A씨가 전동휠체어를 탄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이날 서울의 최저 기온은 영하 9℃(도)였다. 박 순경 등이 현장에 도착해 보니 A씨의 전동휠체어는 배터리 방전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박 순경(23)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가 손발을 비롯해 몸을 떨고 있었지만 경찰에게 미안하다며 도움을 받길 거부했다"며 "계속 지인이 온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A씨는 순찰차에 태워 귀가시켜 주겠다는 경찰의 제안도 거절했다. 순찰차를 더럽히고 싶지 않아는 이유에서다.

박 순경 등이 1시간 가량 도움을 주겠다며 설득했지만 A씨는 거절했다. 하지만 영하의 기온에 오전 6시부터 9시간 이상 길 위에 있었던 A씨를 두고 갈 수 없었다.

고민 끝에 노현우 경위와 출동 경찰관들이 전동휠체어를 수동 모드로 바꿔 밀어주겠다고 제안했다.

경찰의 오랜 설득 끝에 A씨는 수동전환 방법과 자신의 집 주소를 알려줬다. 노 경위와 백 순경, 박 순경은 번갈아 가며 100㎏가 넘는 전동휠체어를 700m 가량 밀어서 A씨를 안전하게 이동시켰다.

확인 결과 A씨는 혼자 살고 있었고 연락할 가족이나 지인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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