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원하면 모여’ 기회의 장 되는 워싱턴, 누가 살아남을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워싱턴이 '재기의 장'이 될까. 재기를 노리는 선수들이 워싱턴으로 모이고 있다.
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1월 4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가 도미닉 스미스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1년 200만 달러가 보장되고 최대 400만 달러까지 규모가 상승할 수 있는 계약이다. 뉴욕 메츠에서 지난 11월 논텐더 방출된 스미스는 약 한 달 반만에 새 팀을 찾았다.
1995년생 좌투좌타 스미스는 한 때 최고 유망주였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메츠에 지명됐고 TOP 100 유망주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해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을 뛰었다.
2019-2020시즌 139경기 .299/.366/.571 21홈런 67타점으로 맹활약했지만 나머지 4시즌은 부진했고 6시즌 통산 447경기 .246/.308/.424 46홈런 179타점의 성적을 남기고 메츠에서 방출됐다. 지난해 58경기에서 OPS 0.560을 기록하는데 그친 스미스는 월드시리즈 정상을 원하며 시장에 몇 억 달러를 쏟아부은 메츠의 팀 계획에 포함될 수 없었다.
워싱턴은 11월이 끝나기 직전 내야수 제이머 칸델라리오와 계약했다. 1년 500만 달러 단년 계약. 칸델라리오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논텐더 방출된 뒤 빠르게 새 팀을 찾았다.
1993년생 우투양타 칸델라리오는 역시 TOP 100 유망주 출신으로 2016년 시카고 컵스에서 데뷔해 2017시즌 도중 디트로이이트로 이적했고 올해까지 디트로이트에서 뛰었다. 빅리그 7시즌 통산 성적은 606경기 .240/.322/.401 66홈런 248타점. 2020-2021시즌 201경기 .278/.356/.458 23홈런 96타점으로 맹활약했지만 지난해 124경기에서 .217/.272/.361 13홈런 50타점을 기록하며 추락했다. 디트로이트는 지난해 연봉이 580만 달러였던 칸델라리오가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방출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지난 10월 방출된 마이클 체이비스는 3일 워싱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에 합의했다. 스프링캠프 초청장이 포함됐고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오를 경우 인센티브까지 최대 15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스플릿 계약이다.
1995년생 우투우타 내야수 체이비스도 TOP 100 유망주 출신이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26순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됐고 2019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2021시즌 도중 피츠버그로 이적했고 두 팀에서 통산 4시즌을 보냈다. 통산 성적은 309경기 .237/.283/.407 40홈런 137타점. 2021시즌 피츠버그 이적 후 깜짝 활약을 펼쳤던 체이비스는 지난해 주전 1루수를 맡았지만 129경기 .229/.265/.389 14홈런 49타점의 처참한 성적을 썼고 시즌이 끝나기 전 전력에서 제외됐다.
왕년 최고 유망주 출신으로 재기를 노리는 선수들이 속속 워싱턴으로 모이고 있다. 후안 소토와 지난 여름 결별한 워싱턴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최약체로 분류되는 팀. 워싱턴은 MLB.com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첫 파워랭킹에서 전체 29위에 올랐다. 워싱턴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팀은 사실상 모든 '기둥'이 이탈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뿐이었다. 기다림의 시간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시장에 큰 돈을 쓰는 대신 낮은 금액의 단기 계약으로 '버티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재기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워싱턴에 모인 선수들은 서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셋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칸델라리오가 가장 앞선 곳에서 출발하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는 체이비스가 가장 뒤쳐진 것은 사실이지만 칸델라리오 역시 대단한 입지에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리고 세 선수는 서로가 서로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들이다. 다시 메이저리거로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서로를 넘어서야 한다.
가장 경험이 많은 칸델라리오는 가장 안정적인 선수다. 핫코너를 지킬 수 있고 수비력도 큰 문제가 없다. 대단한 거포는 아니지만 2021년 메이저리그 전체 2루타 1위(42개)에 올랐을 정도로 중장거리 타격 능력이 좋은 선수고 출루 능력도 나쁘지 않다.
스미스는 1루와 코너 외야를 지킬 수 있는 선수다. 셋 중 가장 뛰어난 장타력을 가졌고 2020년에는 OPS 0.993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장 '하이 리턴'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수비 측면에서는 큰 강점이 없고 2022시즌에는 홈런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며 장타력마저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워싱턴이 아직 주전 외야진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것이 스미스에게는 호재다. 또 셋 중 가장 어리다.
체이비스는 셋 중 유일하게 중앙 내야를 지킬 수 있는 선수다. 원래 유격수였고 프로 무대에서는 2루수로도 많이 활약했다. 그리고 셋 중 가장 빠른 발을 가졌다. 하지만 주루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 적은 없고 빅리그 성적도 가장 부족하다. 가장 뒤에서 출발하는 선수임에도 가장 '가진 것'이 적다. 지난해 리그 최악의 타자에 가까웠던 체이비스는 최고 유망주 출신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걷어내면 이렇다할 강점이 보이지 않는다.
세 선수의 활약 여부는 워싱턴의 2023시즌 성공 여부와도 직결된다. 물론 세 선수가 활약한다고 해도 워싱턴이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넘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패권을 차지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들이 맹활약한다면 워싱턴은 올여름 이들을 활용해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더 키울 수 있다.
재기에 도전하는 선수들은 속속 워싱턴으로 모이고 있다. 올해 워싱턴에서 열린 '기회의 장'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왼쪽부터 제이머 칸델라리오, 도미닉 스미스, 마이클 체이비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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