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찾는 기업들… 중소 10곳 중 7곳은 대출금리 5% 이상

박슬기 기자 2023. 1. 5.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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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지난해말 7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5%대 이상 금리를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1월까지만 해도 중소기업의 85.2%가 4% 미만의 금리로 은행 대출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가 급등한 셈이다.

은행들은 그동안 이자를 성실하게 납부해온 저신용 중소기업이 신용대출 등의 만기를 연장할 경우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금리를 대출 원금을 상환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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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5%대 이상 금리를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은행의 현금인출기./사진=뉴스1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지난해말 7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5%대 이상 금리를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속에서 이자부담까지 늘면서 기업대출에도 부실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703조7268억원으로 전월말보다 7조6945억원 감소했다. 다만 전년말과 비교하면 67조839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말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692조5335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기업대출이 지난 한해 크게 늘어난 데는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피해로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이 많아진 데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 경색으로 인해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은행 창구로 몰려든 결과로 분석된다.

문제는 대기업보다 자금 여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 대출이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21년말 553조4786억원에서 지난해말 598조2095억원으로 44조7309억원 증가하는 동안 대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82조4093억원에서 105조5174억원으로 23조1081억원 늘었다.

대출금리가 치솟은 점도 기업대출에 대한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은행권의 중소기업 평균 대출 금리는 5.93%로 6%에 육박한다. 전년동월(3.30%)과 비교해 1년만에 2.63%포인트 치솟았다.

대기업 평균 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2.90%에서 5.41%로 2.51%포인트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의 37.1%는 5%대 금리로, 34.2%는 6%대 금리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있었다. 2021년 11월까지만 해도 중소기업의 85.2%가 4% 미만의 금리로 은행 대출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가 급등한 셈이다.


다음주 기준금리 오른다는데… 이자 못내는 부실기업 더 늘어나나


앞으로 기업대출 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를 3.75%까지 현재 수준보다 0.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돼 기업들의 이자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면서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연체를 내고, 결국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이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따르면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된 회사는 185개사로 전년보다 25개 증가했다.

이에 은행연합회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중소기업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해 올해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은행들은 그동안 이자를 성실하게 납부해온 저신용 중소기업이 신용대출 등의 만기를 연장할 경우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금리를 대출 원금을 상환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에 도입된 금리상한형 대출도 중기 대출에 적용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기업대출 금리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지 않도록 이자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서만 취급하는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도 시중은행들은 도입할 예정이다.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은 고정형 대출 금리를 변동형 대출금리와 같은 수준까지 최대 1.0% 포인트 인하해주는 상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정책 역시 기업부채 관리에 무게가 기우는 분위기"라며 "올해는 기업들의 이자부담 경감책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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