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면 보증금 걱정…집값 10~20% 떨어지면 8곳 중 1곳 '깡통전세'

김남이 기자 2023. 1. 5.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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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집값이 10~20% 하락하면 올해 하반기 계약기간이 끝나는 전세 10건 중 1건은 집값이 보증금에 못 미치는 깡통전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이하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증금 미반환 위험의 추정'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전세 계약 중 향후 2년간 주택매매가격지수가 10~20% 하락하면 깡통전세가 될 확률이 1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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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집값이 10~20% 하락하면 올해 하반기 계약기간이 끝나는 전세 10건 중 1건은 집값이 보증금에 못 미치는 깡통전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균 하락률은 7.22%다.

4일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이하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증금 미반환 위험의 추정'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전세 계약 중 향후 2년간 주택매매가격지수가 10~20% 하락하면 깡통전세가 될 확률이 1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깡통전세는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전세보증금과 집값이 비슷한 수준이 된 상태를 의미한다. 연구원의 이번 연구는 보증금이 추정매매가보다 10% 이상 큰 경우를 깡통전세로 간주했다. 집을 팔아도 전세 보증금을 내주기 힘든 상황인 셈이다.

최근 집값 하락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전세수요 감소로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무자본 갭투자를 이용해 수백채를 사들여 전세를 줬으나 집값 하락으로 깡통전세가 된 피해사례가 나오고 있다.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계약이 끝나는 전세의 0.8%가 계약 당시부터 깡통전세인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가 고비가 될 것으로 봤다. 같은 조건에서 올해 상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경우 깡통전세 확률이 4.6%인 것과 비교하면 확률(12.5%)이 급격히 오른다. 계약기간이 길수록 주택가격 하락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져 깡통전세 가능성이 커져서다.

부동산 상승기에 높은 집값을 기준으로 전세가격이 형성된 상황에서 집값이 급격히 하락하자 깡통전세가 속출하는 것이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적은 상황을 이용하는 갭투자가 많았던 것도 전세시장 불안의 큰 요소다.

내년 상반기도 깡통전세의 위험은 커지지만 그사이 일부지역에서는 전셋값 조정이 이뤄져 올해 하반기보다 낮은 곳도 있다. 수도권보다는 주택가격 하락이 빨리 시작되는 지방에서 깡통전세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다르게 전세시장을 중심으로 한 보증금 부채 시장이 있다. 연구원은 내부적으로 2021년말 기준 전세보증금 부채가 85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주택담보대출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전세가격 하락에 따른 역전세와 깡통전세 위험성이 금융시장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세가격 하락이 보증금 미반환 사고로 이어지고, 금융기관의 수익성 악화·대출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차인은 대규모 자산손실과 함께 주거 불안을 겪을 수 있다.

과거에는 보통 집값이 빠지면 매매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면서 전세가격을 받쳐줬지만 최근에는 동시에 하락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높은 금리로 전세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수요가 월세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전체 전세임대가구중 약 80%가 전세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한다.

민병철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급등했던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깡통전세 발생비율은 증가할 가능성 높다"며 "깡통전세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증금 반환보증뿐만 아니라 다각적인 관점에서 대응 방향 모색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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