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판타지의 경계 허무는 영리한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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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물자를 화성으로 보급하는 '나'는 아름다운 경관에 감탄하던 중 풀숲에서 바스락 튀어 나온 오리와 대치한다.
그리고 신비로운 'Mars_CC'에 한동안 남아 '이곳'을 관찰하기로 한다.
화성과 춘천을 병치한 것이 분명한 '이곳'.
매일 밀어 올리거나 내리면서 스크롤하는 수많은 피드(feed·게시물) 속 이미지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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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키워드로 환상·현실 표현
김수영, SNS 속 이미지 재조합
전영진, 오리 소재 상상력 확장
지구 물자를 화성으로 보급하는 ‘나’는 아름다운 경관에 감탄하던 중 풀숲에서 바스락 튀어 나온 오리와 대치한다. 그리고 신비로운 ‘Mars_CC’에 한동안 남아 ‘이곳’을 관찰하기로 한다. 화성과 춘천을 병치한 것이 분명한 ‘이곳’. 지난 3일 성료한 전영진(31)·김수영(28) 2인전 ‘빤타지아’ 속 세상이다.
KT&G 상상마당 춘천 아트갤러리에서 열린 이 전시에서는 ‘정착과 이주’, ‘환상과 현실’, ‘현지인과 이방인’ 등 양면의 세계에 두 발을 각각 딛고 춘천을 바라보는 두 젊은 작가의 영리한 시선과 마주칠 수 있었다.
김수영 작가의 작품 ‘Into the Y hall’은 해시태그 ‘#’로 묶인 패턴들로 이뤄져 있다.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이미지들을 롤 캔버스 위에 드로잉으로 소환했다. 바닥까지 길게 늘어뜨려진 캔버스는 스마트폰과 같다. 매일 밀어 올리거나 내리면서 스크롤하는 수많은 피드(feed·게시물) 속 이미지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헐리우드 영화 속 장면, 고양이 같은 동물과 MBTI 테스트를 비틀어 활용한 각종 ‘짤’(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사진·그림, 유머·패러디물 등)’들이 익숙하다.
손가락 까딱하면 바로 ‘새로고침’ 되는 화면들, 어지럽게 점멸하는 콘텐츠의 조합에 따라 새로운 상상도 더해진다.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도 자신만의 서사가 있는 시공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듯 하다.
전영진 작가는 춘천 석사천에 ‘화성 필터’를 씌워버렸다. 산책하다 만난 풍경들에 아이 같이 재밌는 상상력을 더했다. 나팔꽃과 민들레, 창포 등 무심코 밟고 지나갈 만한 작은 풀꽃부터 다른 이에게는 쓰레기일 뿐인 음료수 팩 위로 깜찍한 얼굴 표정이 앉는가 하면, 뿅- 뾱- 또잉- 하고 튀어나온 오리의 얼굴과 엉덩이, 날개들이 모인 풀숲 풍경은 ‘다세대 주택’이라는 작품명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비유한다. 소양강처녀상 대신 우뚝 선 ‘소양강오리상’은 오리들이 이 세상의 주인공인 판타지 세계로 확실히 초대한다.
춘천을 키워드로 한 두 사람의 작품도 한 공간에 나란히 선보였다. 김 작가의 ‘EAT ME’는 외지인과 현지인 사이의 경계를 문득 느끼는 순간의 감정을 쿠키에 담았다. 달콤한 디저트의 향과 맛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오브제가 된다. 본지 ‘도민시론’ 필진인 김 작가는 지난해 11월 ‘마들렌’을 그린 작품과 함께 향기가 가진 설레고 강력한 기억 효과를 부드러운 문체로 쓰기도 했다.
전 작가의 ‘차갑고 따뜻하게’는 차가움과 따뜻함을 함께 간직한 춘천의 양면적 풍경을 눈오리 그림으로 한 화면에 풀었다. 춘천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직유하는 대상이다. 얼음으로 만들어졌지만 따뜻한 웃음을 안기는 귀여운 눈오리처럼, 차갑게 변하는 도시가 여전히 품고 있는 추억들이 도시의 온도를 중화시킨다.
두 작가는 지난 해 강원트리엔날레의 경매프로젝트 ‘제로베이스’에도 함께 참여했다. 서로 다른 소재와 표현 방식 안에서도 접점을 찾아 도시 이야기와 정체성을 함께 읽는 젊은 작가들의 상상이 즐겁다. 김여진 beatl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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