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첫 청문회…與 "용산서장 책임" 野 "서울청장에 면죄부"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1차 청문회를 열고 사고 당시 경찰 지휘부의 부실한 대응이 결국 대형 참사를 키웠다며 거세게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여러 사람 잘못이 있지만 단 한 명만 꼽으라면 이 전 서장’이라며 이 전 서장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일 오후 11시께야 상황을 파악했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전주혜 의원은 이 전 서장이 11시5분 사고 장소 인근인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는 점을 들어 “도착 5분 전에 상황을 알았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도 "이 전 서장이 10시32분께 112상황실장과 통화를 마치고 '가용 경력을 전부 보내라'고 무전 지시를 했다”며 '11시 인지' 주장은 책임 회피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 전 서장은 “112실장과는 당시 통화 불량으로 통화가 안 됐다”며 "(참사 당시)상황을 인식했다면 당연히 무전으로 지시했든 현장에 갔든 지휘를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서장보다 증인으로 참석한 상급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심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김 청장과 이 전 서장이 진실 공방중인 '기동대 지원 요청' 시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져물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압수 수색 영장을 보면 '서울청 경비과에서는 경비기동대 투입 요청을 받았으나 전체 경력이 집회에 동원돼 핼러윈 대비 경력을 배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보고 계통을 거쳐 김광호에게 승인됐다'고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청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보고가 되고 승인이 된 적이 없다”며 “저도 23시간 동안 특수본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저는 일관되게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렸다. 조사와 감찰 결과를 보고 말씀드리겠다”면서도 자진 사퇴 요구에는 "현재로서는 청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김 청장이 지난달 28일 치안정감 인사에서 유임된 것은 정부가 사실상 그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준호 의원은 "사전 예방과 초동 대응에 실패한 책임이 있는 참사 핵심 피의자인데 서울청장으로 자리를 유지하면서 증거 인멸과 진실 은폐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소관부처 수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론도 재점화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경찰 수사와 국정조사가 끝나면 (이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게 안 되면 다음 단계는 국민 뜻에 따라 탄핵이라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윤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연초 개각설’을 부인한 데 대한 맞불 성격으로 보인다. 앞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은 지난달 11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거듭 촉구했다.
기간 연장 자체는 여당인 국민의힘도 수용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3차 청문회 증인 채택’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가족과 생존자가 최대한 많이 나와 궁금한 것을 묻기도 하고 속내를 토로하기도 해야 하는데 여당은 유가족 숫자도 최소화하자고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3차 청문회 관련 증인 문제만 합의하면 곧바로 본회의를 열어 국조 연장안을 의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이 끝내 이에 부정적으로 나오면 국정조사를 더 이상 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야당 단독으로라도 기간 연장과 청문회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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