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담보로 한 실버론 금리도 4%… 급전 필요한 은퇴족 한숨

윤진호 기자 2023. 1. 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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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낮추면 막 끌어다써” 반론도
서울 중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에서 시민들이 연금 상담을 받고 있다. ⓒ News1 DB

고령층이 이용하는 노후긴급자금 대출(실버론) 금리가 4%에 육박하면서 금리 상승 여파가 은퇴족에게 본격 영향을 주고 있다. 4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버론 이자율은 연 3.97%로 전 분기(연 3.40%)보다 0.57%p 상승했다. 1년 전(연 2.12%)과 비교하면 1.85%p 올랐다. 감당해야 하는 이자 부담이 1년 새 2배 가까이로 불어난 셈이다.

실버론은 국민연금 수급자가 전·월세 보증금, 의료비, 배우자 장제비, 재해 복구비 등 용도로 국민연금에서 돈을 빌리는 제도다. 2012년 5월 도입 이후 2022년 8월까지 8만3000여 명이 4250억원을 빌려 썼고, “고령층 노후 생활 안정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실버론 금리가 치솟으면서 사회안전망 기능을 제대로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년 전이었던 2021년 1분기 실버론 금리(연 1.27%)와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올랐다. 디딤돌 대출이나 버팀목 대출 등 정부가 보증하는 다른 복지성 정책 자금 대출이 아직 연 2%대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실버론 금리 인상 속도가 일반 시중은행 대출 금리 인상 속도보다 빠르다.

이용교 광주대 교수는 “금리가 너무 급격히 오른 측면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금리가 너무 낮으면 자신이 미래에 받아야 하는 연금을 불필요하게 미리 당겨 쓸 수도 있는 데다 기금 고갈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에 시장금리와 연동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출 한도를 낮추더라도 금리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실버론을 이용하는 분들은 고령층 중에서도 자금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이라며 “대출 한도를 지금보다 낮추더라도 금리를 다른 정책 자금 대출 수준으로 맞추거나 적어도 일반 은행에서 빌리는 것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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