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해 이기영 검찰송치… 얼굴 가린채 “살인해서 죄송”

권상은 기자 2023. 1. 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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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도 파주시 공릉천에서 경찰이 이기영이 살해한 동거녀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신병이 4일 검찰로 넘어갔다. 이날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이씨에게 강도살인 및 살인, 사체유기, 사체은닉,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송치했다.

이날 오전 9시쯤 경찰서를 나선 이씨는 “피해자 유가족에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했고, “무엇이 죄송하냐”고 묻자 “살인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추가 피해자는 없느냐”는 질문에는 “없습니다”라고 했다.

경찰이 지난달 29일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한 이후 이씨는 이날 공식적으로 언론 앞에 처음 등장했다. 앞서 경찰은 이름과 나이, 지난해 발급된 운전면허증 사진을 공개했는데, CCTV에 포착된 이씨의 최근 모습과 차이가 나 “신상 공개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도 이씨는 외투 모자를 덮어 쓰고 마스크를 착용하며 얼굴 대부분을 가렸다.

이씨는 지난해 8월 7~8일 사이 파주시 집에서 동거하던 여자친구 A(50)씨를 살해해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 변에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작년 12월 20일에는 음주운전으로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택시기사 B(60)씨를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이씨가 “B씨가 요구한 합의금이 너무 많아 다투다 홧김에 살해했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이씨의 통장 잔고가 10만원에 불과한 곤궁한 상황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처음부터 합의금을 줄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 이씨는 두 건의 범행 이후 모두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를 물품 구입에 사용하거나 대출을 받아 약 7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날도 이씨가 A씨의 시신을 매장했다고 지목한 장소에 대해 중장비를 동원해 수색을 진행했다. 당초 이씨는 시신을 차량용 루프백에 담아 버렸다고 했다가 전날인 3일 땅에 묻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경찰은 또 이씨의 파주시 집 등에서 확보한 혈흔과 모발 등에서 남성 1명, 여성 3명의 DNA가 나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근거로 DNA의 주인을 확인 중이다. 고양지청도 형사2부 부장과 검사 6명 전원이 참여하는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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