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사우디서 큰 환영… “유럽선 다 이뤘다”
“유럽과 브라질, 미국에서 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난 사우디아라비아의 축구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축구팀 알나스르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포르투갈)의 입단식이 4일 리야드의 므르술 파크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2만5000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이 호날두를 보려는 팬들로 가득 찼다. 불꽃 기둥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호날두가 손을 흔들자 관중은 열광했고, 함성과 조명은 끊이지 않았다. 호날두가 직접 사인한 공을 관중석으로 차 올리며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호날두는 기자회견에서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클럽에서 뛰었고 모든 걸 다 이뤘다. 다른 곳에서 뛸 수도 있었지만 이 대단한 나라의 축구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사우디행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많은 사람이 내 거취를 두고 여러 의견을 내놨지만, 그들은 축구에 대해서 모르더라”며 “요즘 축구는 달라졌다. 모든 팀들이 준비됐다는 걸 월드컵에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챔피언을 이긴 유일한 팀이 사우디아라비아였다”면서 카타르 월드컵에서 맞붙었던 한국 대표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월드컵에) 정말 많은 놀라운 팀이 있었다. 한국을 비롯해 많은 아프리카팀, 코스타리카 등이 정말 잘했다“며 “이 팀들은 준비돼있다”고 했다. 이날 호날두는 회견 도중 “남아프리카(South Africa)에 오게 돼 행복하다”고 나라 이름을 잘못 말하기도 했다.
호날두는 2025년 6월까지 알나스르와 계약이 되어 있다. 매년 2억유로(약 2690억원)를 받는다고 전해졌다. 주급이 약 52억원이다. 그는 직전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이하 맨유)에서 한 주에 약 50만파운드(약 7억6000만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스페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호날두는 알나스르에서 감독 경질과 선임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는다고 한다.
호날두는 2002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819골을 넣은 역대 최고 골잡이다. 하지만 2021년 8월 맨유로 복귀한 이후 구단 측과 갈등을 일으켰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한 방송 인터뷰에서 “맨유가 나를 배신했고 텐 하흐 감독이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이 결정타였다. 결국 맨유는 “호날두와 상호 합의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의 방출이었다.
이후 호날두의 거취는 축구계의 관심사였다. 사우디행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는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가 “나는 훗날 중동이나 미국으로 가지 않겠다. 좋은 구단에서 품위 있게 은퇴할 것”이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이었다. 호날두는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이 있는 명문 구단에서 뛰길 원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높은 급여와 많은 나이, ‘독불장군’ 이미지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호날두를 품은 알나스르는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구단 소셜미디어 팔로어 수는 80만여 명에서 870만여 명으로 급증했고, 호날두의 등 번호 7이 찍힌 유니폼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알나스르는 4일 기준 사우디 리그 선두(8승2무1패)를 달린다. 호날두는 이르면 6일 리그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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