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주차장서 시신 화장…中, 코로나 사망자 폭증에 ‘장례 전쟁’

정채빈 기자 2023. 1. 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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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중국 상하이의 한 장례시설의 들것에 시신 가방이 놓여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엄격한 방역 정책을 완화한 뒤 코로나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중국 내 화장 및 장례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코로나 통계 발표가 중단됨에 따라 정확한 사망자 규모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주요 도시 장례식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고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상하이 룽화 지역의 한 화장시설은 하루 500구 이상의 시신을 화장하고 있는데, 이는 평소보다 5배 많은 수준이다. 이곳의 한 직원은 “지금 전체 시스템이 마비됐다”며 “누구도 여기 일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했다.

베이징 소재 장례시설들도 마찬가지다. 베이징 퉁저우구 민정국 관계자는 “지역 주요 장례식장에서 매일 시신 140~150구를 화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윈과 화이러우의 장례식장에서는 찾아오는 사람들을 돌려보내는 지경이다. 매체는 “이런 장면이 중국 전역 장례식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격식을 갖춘 이별 의식은커녕 쫓기듯 화장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선 공동 화장이 진행돼 고인과 유족의 존엄성이 박탈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22일 중국 허베이성의 한 화장시설로 시신이 옮겨지고 있다./AP 연합뉴스

일부 유족들은 어쩔 수 없이 야산과 빈 공터 등에서 시신을 화장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에 거주한다는 한 네티즌은 지난달 28일 위챗에 “아버지 시신 화장을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모든 화장터가 꽉 찼다”며 “중국 법에 따라 전염병으로 사망한 경우 시신을 집에 둘 수 없기에 동네 빈 공터를 찾아 화장해야 한다”고 썼다. 웨이보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시신을 화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확산하기도 했다.

중국 부자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완커(萬科)그룹 부총재를 지냈고 공유오피스 사업체 유코뮨을 운영한 마오다칭은 최근 가족의 장례를 치르며 겪은 고충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위챗을 통해 “화장과 매장의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했다”며 “이게 바로 베이징의 현 상태”라고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책 브레인’으로 불리는 후안강 칭와대 교수도 장인상을 치르는 과정에서, 병원 이송까지 몇 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비용도 폭등했다. 베이징의 한 화장시설은 평소 몇천 위안이었던 화장 비용을 사흘 이내 처리 시 6만8000위안(약 1250만원)까지 부르고 있다. 당일 처리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8만8000위안(약 1620만원)을 요구한다. 이 시설 직원은 “사방에 시신이 넘쳐난다”며 “(큰 돈을 내지 않으면) 한 달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상황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사망자 규모가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영국 정보분석업체 에어피니티는 현재 중국 내 일일 사망자 수를 9000명 정도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수억 명 이동이 예상되는 이달 22일 춘제(春節·음력 설)를 기점으로 코로나가 확산하고 사망자 수 또한 폭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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