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지도부, 尹 '연초 개각 없다' 선 긋기에 '이상민 탄핵' 카드로 맞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 개각설'에 선을 그은 다음 날인 4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추진 카드를 다시 꺼내 맞불을 놨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장관 거취와 관련해 "경찰 수사와 국정조사가 끝나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안 되면 다음 단계는 국민의 뜻에 따라 탄핵이라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장관은 공직자로서의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며 "윤 대통령은 (국회의) 해임 건의를 수용해서 즉각 이 장관을 파면하라"고 거들었다. 또한 이 대표는 "결국 윗선은 털끝도 건드리지 못하고 현장 실무진만 처벌하는 꼬리 자르기로 마무리될 모양"이라며 "성역 없는 수사와 엄벌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최고위에서 "윤 대통령이 당분간 개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며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이 장관을 즉시 경질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으나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해임이 무산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이 장관 탄핵론을 꺼내 드는 것은 여론의 지지를 받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들도 여론조사를 하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의 공식적 사과가 없었던 것과 이 장관이 책임지지 않고 여전히 버티는 것에 강력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면서 최소 열흘 이상 국정조사 기간 연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