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선 넘은 도발에 ‘강수’…득실은?

이수민 2023. 1. 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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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언급한 배경, 얻을 것과 잃을 것은 무엇인지, 국방부 취재기자와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이수민 기자, 정부가 9.19 합의 효력 정지를 언급한 건 처음인데, 강경 입장으로 바꾼 이유, 뭐라고 봐야 할까요?

[기자]

정부로서는 인내에 한계가 왔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동안 북한이 17차례나 군사합의를 위반할 때도 정부는 합의 준수만을 촉구했는데요.

최근 북한 무인기는 영공을 침범해 서울까지 뚫고 들어온 만큼, 도발 수위가 그냥 넘어갈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한 겁니다.

북한이 연말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고, 전술핵 위협을 한 것도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한다면' 이라는 단서를 달았고요, 즉각 정지가 아닌 정지 검토여서 수위를 조절한 모습입니다.

효력 정지는 사실상 합의 파기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책임이나 명분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만약 효력을 정지한다고 하면, 그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남북관계발전법을 보면, 남북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경우 등에 대통령이 남북합의서 효력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시킬 수 있다고 돼 있는데요.

먼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심의하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칩니다.

이를 대통령이 재가하면 효력 정지가 시작됩니다.

이후 북한에 통보하면 됩니다.

2018년 합의 당시 국회 동의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효력 정지에도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효력 정지를 넘어서는 합의 파기는 관련 법에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앵커]

효력 정지가 되면 우리가 얻는 점, 잃는 점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군사합의 효력 정지라는 게 북한이 접경지역에서 무모한 도발을 하면 우리도 북이 감내할 수 없는 피해를 주겠다는 선언적 경고 의미가 있기 때문에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우리 군은 그동안 합의에 기반해 중단했던 최전방에서의 야외 기동훈련과 감시정찰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돼 군의 실전 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만만치 않은데요, 지금도 비례성 원칙에 의해 맞대응을 할 수 있는데, 합의를 파기하는 모양새를 갖출 이유가 있냐는 겁니다.

합의가 없어지면 북한이 해상완충구역에서 포사격을 하거나 접경지역에서 군용기 비행을 하더라도 이를 중단하라고 할 근거가 없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이경민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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