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北 다시 영토 침범하면 ‘9·19 합의’ 효력정지 검토”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무인기 도발처럼 북한이 영토를 침범하는 일이 또 생기면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는 걸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강력한 경고 메시지, 먼저 박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한 대응 전략을 보고받은 자리,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뒤 처음으로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검토 지시를 내렸습니다.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 "(윤 대통령은) '북한이 다시 이같이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군사 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안보실에 지시했습니다."]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남북 접경지역에 포 사격 금지와 비행금지구역 등을 설정한 게 9·19 합의 핵심인데 북한은 지난해에만 15번이나 합의를 위반했습니다.
여권에선 '합의 재검토' 주장이 나왔지만 그동안 정부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우리가 먼저 합의 무효를 선언할 경우 북한이 도발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무인기가 영공을 침범해 수도 서울까지 날아온 상황, 도발이 계속된다면 우리도 더 이상 합의를 지키진 않겠다는 겁니다.
나아가 실체적 안보 위험도 거론됩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9·19 합의로 우리 측 정찰자산의 대북 감시가 제한되고 있고, 군사 훈련에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9·19 합의 체결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전쟁 가능성을 열어둔 잘못된 선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안호영/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북한에게 9·19 합의를 뛰어넘어 남한에 적대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여지를 주는 꼴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윤 대통령의 지시는 북한의 도발이 일상화되는 걸 끊어야겠다는 판단에서 나온 대북 경고로 풀이됩니다.
다만 합의 폐기가 아닌 효력 정지, 또 이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건 북한에게 '도발 중단'이란 선택지를 줬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박민철 기자 (mc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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