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겨울축제 활로 ‘얼음낚시’로 뚫었다
관광객 6만3000여명 방문
“폐장일 연기 방안 검토 중”
화천·인제·홍천도 기대감
“영하의 날씨 속에 3년 만에 즐기는 얼음낚시, 정말 좋습니다.”
지난 2일 오후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과 인접한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의 평창 송어축제장. ‘만차’ 안내판이 세워진 주차장에 어렵사리 차량을 세우고 축제장 입구에 들어서자 낚싯대와 간이 의자 등을 들고 줄지어 서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얼음낚시터에 입장한 관광객들은 빈 얼음구멍을 찾아 옮겨다니며 분주히 움직였다. 차디찬 빙판에 누워 얼음구멍에 시선을 고정한 채 송어의 움직임을 살피는 관광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유치원생 자녀 2명과 함께 얼음낚시를 즐기던 이상철씨(39·경기 고양시)는 “운 좋게 송어를 2마리나 잡아 체면을 살릴 수 있게 됐다”며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씨는 “아이들이 주말에 다시 오자고 말할 정도로 너무 좋아해 축제장을 찾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5~10명 단위로 얼음낚시를 함께 온 동호인도 많았다. 박동환씨(56·서울 강동구)는 “코로나19가 지속하고 있기는 하나 일상회복 조치로 얼음낚시를 테마로 한 겨울 축제가 재개돼 기쁘다”며 “회원들과 함께 이달 말까지 정기적으로 축제장을 찾아다니며 얼음낚시 투어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얼음낚시를 즐긴 관광객은 8000여명에 달했다. 휴일인 지난 1일엔 2만5000명이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프로그램 입장료는 얼음낚시 2만5000원, 송어 맨손 잡기·실내 어린이 낚시 2만원, 눈썰매·스노래프팅 등 놀이기구 8000원 등이다. 입장권을 구매하면 3000원은 축제장과 진부면 상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 상품권으로 환급해준다. 송어축제 기간에 특정한 표식을 한 송어를 낚으면 0.5돈의 황금 기념패를 선사하는 ‘황금 송어 잡기’ 이벤트도 진행된다.
윤승일 평창송어축제위원회 본부장(62)은 “지난달 30일 개장 이후 4일 만에 6만3000여명이 방문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어 당초 목표했던 관광객 40만명 유치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 같다”며 “반응이 너무 좋아 축제 폐장일을 연기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매년 350억~1300억원가량의 경제유발 효과를 거둬온 화천 산천어축제(1월7~29일)와 홍천강 꽁꽁축제(1월13~24일), 인제 빙어축제(1월20~29일)도 연이어 개최될 예정이어서 강원도로 향하는 얼음낚시꾼들의 발길은 이달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지난 13년간 연속으로 산천어축제 방문객이 100만명을 넘어선 만큼 앞으로 체류형 관광객을 늘려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감동과 재미는 물론 따뜻한 인정까지 느낄 수 있는 축제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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