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꼬리 자르기 의심되나’ 묻자 “진술 확 바뀐 부분 있어 이해 안돼”
이임재 전 용산서장이 4일 이태원 참사 ‘꼬리 자르기’ 의혹에 대한 질의에 “어느 순간 갑자기 진술이 확 다 일시에 바뀌었던 부분에 대해 저도 조금 약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기는 했었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은 이날 오후 국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증언과 증거가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위 꼬리 자르기, 실무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이런 일들 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심이 농후한데 의심이 간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이 같이 답했다.
이 전 서장은 “기동대 관련해서는 용산서 많은 직원들이 공론화된 상태였었다”며 “또 여러 가지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보도자료나 경과보고서, 간담회 보고결과서에 나온 자료 등 여러 가지 흔적들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다 갑자기 진술이 확 다 일시에 바뀌었던 부분에 대해 저도 조금 약간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기는 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또 “제가 대기발령되고 구속된 상황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파악할 위치가 못 된다”며 “그냥 상황이 그렇게 됐다는 정도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전후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와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지난달 30일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앞서 청문회에서는 ‘핼러윈 이전 용산경찰서가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투입을 요청했다’고 주장하는 이 전 서장의 발언과 ‘경찰 기동대 파견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정현욱 용산경찰서 112운영지원팀장의 발언이 엇갈렸다. 윤 의원은 “정현욱 증인이 작성한 보도자료를 보면 참사 전인 10월27일 발표한 보도자료인데 ‘경찰기동대를 지원받아서 총 200명 이상을 이태원 현장에 배치한다’고 돼있다”며 “기동대를 요청한 사실이 있나”라고 물었다. 정 팀장은 “교통기동대를 요청했다”며 “(서울경찰청에) 경찰기동대 파견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기동대는 요청받은 교통기동대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서장은 “서울청에 ‘기동대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보고 받은 것이 정현욱 증인으로부터 보고 받은 게 맞냐”는 윤 의원의 질의에 “맞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저는 분명히 정현욱···, 부하직원과 이런다는 게 참 죄송스러운데 분명히 지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국정조사나 각종 청문회를 여러 번 진행도 해 보고 참관도 해 봤는데 관련된 증인 사이에 명백히 의견이 이렇게 갈리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고 의아함을 표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증언과 증거가 어느 순간에 바뀌거나 사라진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이건 마치 누군가가 이 사안 자체를 숨기거나 또는 조작하기 위해 증언이나 증거를 바꾸도록 누구한테 압력했다는 식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 전 서장은 “그런 취지는 아니었다”며 “있던 말이 조금 없어졌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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