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첫 거래일 하락, 올해 증시에 의미하는 것[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1. 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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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2023년 첫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하락했다. 테슬라와 애플 등 빅테크주의 하락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나스닥지수는 0.8% 떨어졌고 S&P500지수는 0.4%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지수는 0.03% 약보합에 그쳤다.

첫 거래일 하락에 많은 투자자들이 1월 효과를 떠올렸을 것이다. 1월 효과는 여러 종류로 회자되는데 1월 첫 며칠간 혹은 1월 한 달간의 상승/하락 여부가 그 해 전체 증시의 방향을 결정짓는다는 속설이다.

투자 뉴스레터를 분석해 증시 심리를 파악하는 마크 허버트가 마켓워치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1월 효과는 어느 정도 사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첫 며칠간이나 1월 한 달간 다우존스지수가 상승하면 그 해 나머지 기간에도 지수가 상승할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890년 다우존스지수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 수익률을 조사해보면 1월 첫 며칠간이나 1월 한 달간 다우존스지수가 올랐을 때 그 해 나머지 기간에도 상승할 확률이 70% 이상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1월 첫 며칠간이나 1월 한 달간 다우존스지수가 하락해도 그 해 나머지 기간에 지수가 오를 확률은 50%가 넘었다.

다시 말해 1월 첫 며칠간이나 1월 한 달간 다우존스지수가 하락했다 해도 그 해 나머지 기간에 지수가 오를 확률이 떨어질 확률보다 높았다는 의미다.

허버트는 이에 대해 다우존스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통계를 분석해보면 어떤 해에 다우존스지수가 오를 확률은 64%로 10번 중 6번 이상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버트는 또 1월 첫 며칠간이나 1월 한 달간 다우존스지수가 오르면 그 해 나머지 기간에도 상승할 확률이 올라간 것은 20세기 초반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며 1960년대 이후에는 이른바 1월 효과가 유의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월 증시 움직임으로 올해 전체 증시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오히려 통계로 보면 지난해 증시가 하락했으니 올해는 오를 확률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 더 신빙성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이번에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왔으니 다음에는 뒷면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예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통계는 통계일 뿐 투자를 결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침체 우려에 맥 못 추는 증시
이날 증시는 상승 출발했다가 30분 만에 하락 반전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극히 취약함을 방증한다.

이날 시장을 짓누른 악재는 경기 침체 우려와 여전한 인플레이션 불안감이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1일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이른바 세계 '빅3' 경제권이 일제히 경기 둔화에 시달리면서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이 유도한 침체인 만큼 연준의 뒤이은 통화완화로 침체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 불안정성으로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질 위험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인 마이클 버리 사이언 자산관리 창업자는 지난 1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인플레이션도 급락하겠지만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락은 보고서에서 선진국 증시는 "다가올 침체를 아직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비중축소'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빠른 금리 인하 기대감을 토대로 나타난 랠리가 지속되지 못하고 소멸된 것은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기 위해 스스로 자초한 침체 때 구원자로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에는 아직 침체 가능성이 온전히 반영돼 있지 않지만 증시 전반에는 우리가 예상하는 타격이 이전보다 더 많이 반영돼 있다"며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투자 심리가 위험자산에 좀더 긍정적으로 돌아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침체가 닥쳐도 우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과 함께 살아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하락하겠지만 연준이 목표로 삼고 있는 3% 밑으로까지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비관적이라 낙관적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따르면 증시 전망이 신중해지면서 증권사들이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평균 주식 배분 비율은 지난해 12월 53%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에 S&P500지수는 6% 하락했다.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주식 배분 비율이 이처럼 낮아졌을 때 향후 12개월간 S&P500지수가 오를 확률은 95%였고 향후 12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21%에 달했다.

통상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라고 할 때 주식 배분 비율은 60~65%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보고서에서 "월가의 컨센서스 주식 배분 비율은 신뢰할 만한 역발상 지표"라며 "월가 전략가들이 주식에 극단적으로 비관적이 될 때 이는 낙관적인 신호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4일에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연준이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결정했던 지난해 12월 FOMC에서 나눈 대화를 통해 통화정책의 향후 경로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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