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무전 통해 23시경 들었다”…유족 “다 허수아비” 고함
“인파관리를 했다고 했지
배치했다고는 안 했다”
김광호 서울청장 발언에
유족 “거짓말, 뻔뻔하게”
“28차례에 걸쳐 다급하게 지원 요청을 한 건 어떤 이유 때문인가.”(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이 많지 않았다. 소방관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없었고 너무나 외로웠다.”(유해진 소방관)
용산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에 최초로 출동했던 유해진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원은 4일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 소방관은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이 많지 않았다. 제가 도착했을 때는 2명 정도 봤다”고 말했다. 또 “현장 통제는 한참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며 “(충분한 경찰 인력이) 도착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소방관들 모두가 죽을힘을 다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참담한 결과에 유가족분들께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유 소방관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자 유족들은 신음소리를 내고 눈물을 훔쳤다.
청문회에는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유족 측에선 8명이 청문회를 참관했다.
유족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청문회를 지켜봤다. 청문회 초반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국정조사특위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보좌진이 조수진·전주혜 의원 등을 촬영한 것을 문제 삼으며 공방을 벌이자 한숨을 쉬었다.
한 유족은 노트북으로 청문회 주요 내용을 기록했다. 중간 중간 항의도 했다. 전 의원이 이 전 용산경찰서장에게 “이태원 사태에 대해 몇 시에 처음 연락을 받았나”라고 묻자 이 전 서장은 “무전을 통해서 직접 들은 게 23시경”이라고 답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다 허수아비”라고 소리쳤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이 이 전 서장에게 “참사 전에 기동대 요청한 적이 있나”라고 묻자 이 전 서장은 “요청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고 했다. 반면 김 서울청장은 교통기동대 20명 외 기동대 요청은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청장이 “(당시 경찰이) 인파관리를 했다고 했지 인파관리를 위해 (경찰을) 배치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한 유족은 “거짓말을 저렇게 뻔뻔하게…”라고 소리쳤다. 증인들은 책임을 묻는 질의에는 답을 피했다. 윤 청장은 “자리에서 물러날 용의가 없나”라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 질의에 “위원님 말씀의 취지를 충분히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 서울청장은 “책임질 용의가 없느냐”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제 잘못과 이런 부분들이 명명백백하게 가려질 때…”라고하며 “현재로서는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종철 대표는 정회 후 윤 청장 앞으로 가 “몰랐다는 게 자랑인가”라고 소리쳤다. 한 유족은 조수진 의원에게 “사고 이후 부모한테 연락 오기까지 12시간 걸렸다. 그게 궁금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정부 관계자들을 질타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윤 청장에게 “이태원 사고에서 경찰 관심은 범죄와 교통 대책이었고 인파관리 안전대책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경찰) 중점상황판에 핼러윈 축제 주의 요망도 떠 있고, 그 시간대에 131건의, 계속 살려달라고 전화가 왔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나”라고 질타했다. 윤 청장은 “지적 사항에 뼈저리게 반성을 하고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문광호·김윤나영·탁지영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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