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의 자활 돕는 '산마루예수공동체'

CBS노컷뉴스 최종우선임기자 2023. 1. 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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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우리교회(59) / 산마루교회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 갖게 하는 노숙인예배
매주일 아침 7시30분…노숙인 섬김은 하나님의 인도하심
성장하는 교회가 아니라 섬기는 교회로 방향 찾아
강원도 평창 산골마을에 '산마루예수공동체' 세워
나무숲 개간 다양한 작물 재배…지난해 약콩 천톤 첫 수확
노숙인·청년 등 기도와 말씀으로 '치유와 회복'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길"
산마루교회가 노숙인들의 자활을 위해 강원도 평창에 세운 '산마루예수공동체'.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산마루예수공동체의 가족들.

[편집자 주]
 
각 지역 교회의 선한 사역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우리교회.
 
59번째 순서로 노숙인들의 자립·자활을 위해 강원도 평창에 '산마루예수공동체'를 세워
생명을 살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산마루교회를 만나본다. 

서울시 마포구 만리재로 한 아파트 단지 내 지하에 자리한 기독교대한감리회 산마루교회.

노숙인을 위한 주일예배가 열리고 있다. 

노숙인 예배는 노숙인이 더 이상 노숙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하는 것.

정체성을 갖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주 반복해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때문에 산마루교회는 매주일 아침 7시30분 '이웃사랑 예배'라는 이름으로 노숙인 예배를 진행한다. 

노숙인예배에서 봉사하고 있는 박무열권사는 노숙인의 섬김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말한다.

박무열 산마루교회 권사(노숙인예배 봉사)

[박무열/산마루교회 권사]
"저희가 하기보다는 주님께서 이런 계기를 마련해 주시는 것 같아요. 주님께서 저희가 부족하지만 그 부족한 가운데서도 저희가 섬길 수 있는 곳을 주님이 친히 이런 쪽으로 인도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성장하는 교회가 아니라 섬기는 교회로 방향을 찾은 산마루교회의 노숙인목회.

그 동안 해맞이 노숙인 대학, 집단상담, 사랑의 블레싱, 베데스다 힐링센터 등 다양한 사역으로 노숙인을 섬겨온 산마루교회는 강원도 평창 산골마을에 산마루예수공동체를 세워 노숙인들의 자립·자활을 목표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눈길을 헤치고 산중턱 산마루예수공동체를 찾았다. 

안전을 위해 트랙터로 직접 눈길을 정리하고 돌아온 이주연 목사가 반갑게 맞이한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산마루예수공동체는 그야말로 하나님께서 주신 대자연의 선물이다. 

자립·자활을 위한 노숙인목회를 하게 된 배경은 하나님의 인도하심.

이주연 산마루교회 담임목사

[이주연/산마루교회 담임목사]
"노숙형제들이 이제 교회에 찾아왔기에 교우들이 대접을 하고, 또 저도 그와 함께 그 길을 계속 인도 하면서 처음 만난 지 몇 달이 지나고 보니까, 이분들을 진짜 도와야 되겠다는 생각과 더불어서 진짜 돕는 길이 뭐냐? 했더니 그분들이 노숙하는 생활에서 나오게 해야 되겠다."

이 목사는 이미 포천 노숙인공동체에서의 7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큰 항아리골 드넓은 나무숲을 개간해 농장을 만들고 산 마늘(명이나물), 더덕, 도라지, 두릅 등 다양한 작물을 심어 공동체식구들과 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해엔 피땀 흘린 노력으로 1톤의 약 콩을 처음으로 수확했다.

산마루예수공동체는 지난해 피땀흘린 노력으로 처음으로 약콩 1톤을 수확했다.
영성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감하는 산마루예수공동체의 가족들.

산마루예수공동체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숙인, 치유와 회복을 위해 머물고 있는 청년들.

이들은 특별한 프로그램은 없지만 농사일과 기도회, 말씀 묵상 등으로 새롭게 변화되는 삶을 찾아가고 있다. 

[이주연/산마루교회 담임목사]
"농사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노동이면서도 그 노동을 감내하는 것만큼 또, 생명력이 넘치게 되는 것, 이제 그렇게 하면서 결정적인 것은 우리가 늘 새벽에 기도하고, 또 새벽에 기도하면서 우리들이 회개하고, 또 새로워지고 또 사랑을 나누고, 서로 이해하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니까 그 동안 제가 교회에서 설교하고 가르치면서 변화된 사람보다 공동체에서 만나고 변화된 사람들이 더 확실하고 더 감동적이고, 또 본인들도 그런 고백을 하죠."

지난 2021년 봄, 서울역의 노숙생활을 청산하고 산마루예수공동체에 들어온 이홍식씨. 

알코올 중독인 홍식씨는 산마루공동체에 와 술도 끊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고백한다. 

[이홍식/산마루예수공동체 가족]
"매일 눈만 뜨면 술 먹었습니다. 서울역에서 노숙 하다가 이주연 목사님이 날 보고 이렇게 살면 안 된다고 해서 한번 와본 것이 이렇게 오래 살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지만 지금은 술도 그리 생각을 안 하고, 사람 사는 것도 기분 좋고, 몸도 좋아지고 참 잘 왔다는 생각합니다."

성실한 믿음생활로 지난 성탄절 이주연목사로부터 세례를 받은 홍식씨는 많은 노숙인들이 서울역에서 나와 믿음의 자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이홍식/산마루예수공동체 가족]
"서울역의 저처럼 알코올에 중독된 사람들이 하루 빨리 하나님을 믿고 여기 와서 말씀 듣고 새 사람으로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꿈을 찾지 못한 김대형씨. 
대형씨는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배우면서 꿈을 찾아가고 있다. 

김대형 산마루예수공동체 가족

[김대형/산마루예수공동체 가족]
"원래는 꿈이 없어서 지인의 권유로 꿈을 찾으려고 여기 왔었는데요. 짧은 시간에 인테리어도 좀 배우고, 목공일도 배우고, 요리도 배우면서 하고 싶은 것들도 점점 많아지고 조금씩 꿈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신앙적 갈등과 방황으로 치유를 위해 이곳에 온 이태양씨. 

태양씨는 공동체의 생활이 회복의 길이라고 얘기한다. 

이태양 산마루예수공동체 가족

[이태양/산마루예수공동체 가족]
"이 공동체원들과 함께 일들을 해나가고 제가 하나의 사명을 감당하는 그러한 진짜 하나님의 나라 일을 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으로서 굉장히 자긍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그 자체로서 하나의 회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주연목사는 치유와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이주연/산마루교회 담임목사]
"이들이 와서 얘기하는 게 뭐냐 하면 이런 세계가 있었다는 걸 상상을 못했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런 사랑과 이런 믿음이 있는 세계가 있다는 거를 그렇게 교회가 많고, 집안 식구들 교회를 다니는데 진짜 처음이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대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가 되면 그냥 사람들이 변화하는 역사가 일어나고 치유와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는 거죠. 
그냥 특별한 프로그램을 하지 않아요. 그리고 아침마다 매일 규칙적으로 예배는 드리고, 우리가 예배드리면서 주님의 은혜와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것과 이 대자연의 은총이 이게 창조의 은총이잖아요. 그러니까 이 하나님의 창조주의 은총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성령의 인도하심이 그냥 여기 생활공간에서 성취되는 거예요." 

강원도 평창 산마루예수공동체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이주연목사

주님의 부르심과 인도하심 가운데 노숙인 목회를 펼쳐가고 있는 이주연목사.

이 목사는 새해를 맞아 지극히 작은 자들을 돌보는 사랑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주연/산마루교회 담임목사]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은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 하여라, 서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상대편의 어려운 처지를 볼 수 있어야 되겠고 타인의 소리를 들어주어야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꼭 이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영상기자 / 이정우, 정용현   영상편집 / 조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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