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만 있나예?”...부산은 이 회사가 꽉 잡았다
‘동백전’ 기반 호출 동백택시
10% 캐시백...교통비 절감
지역택시 90% 넘게 가입
4일 부산 택시업계와 코나아이 등에 따르면 부산 지역화폐인 ‘동백전’과 연계해 지난 2021년 12월 본격 운영에 들어간 공공호출 택시 ‘동백택시’가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부산지역 전체 2만3000대가량 택시 가운데 동백택시 플랫폼에 가입한 택시 수는 작년 말 기준 2만1500대를 돌파했다. 가입 비율이 93.5%에 달하는 셈이다. 서울의 경우 카카오 외 온다, UT 등 택시호출 플랫폼이 있지만 가입률이 카카오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동백전의 성장세는 더욱 돋보인다.
동백택시의 가장 큰 장점은 부산시민 10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지역화폐 동백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백전 어플리케이션 안에서 택시 서비스가 구동되기 때문에 별도의 앱 내려받기나 회원 가입 없이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부산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영욱 씨(49)는 “지역화폐와 마찬가지로 사용금액의 10%를 캐시백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교통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동백점 앱에 등록한 지역화폐 카드로 자동 결제되기 때문에 별도로 신용카드를 꺼낼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입장에서도 동백택시는 큰 인기다. 타 택시호출 서비스 대비 결제 수수료가 저렴하고, 결제 수수료 외 기타 중개수수료가 없기 때문이다. 연간 30억원으로 추정되는 부산지역 택시기사들의 가맹비와 중개수수료가 절감되는 셈이다. 카카오는 대형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구조에 따른 수수료 문제, 유료 서비스 가입자 콜 몰아주기 등 불공정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배차와 운행 완료율도 강점이다. 부산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동백택시의 최대 배차범위 2km, 최대 호출시간 30초 기준 배차 및 운행 완료율은 90%에 달한다. 호출하면 30초 이내에 인근(2km) 차량이 90% 확률로 잡힌다는 얘기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지역화폐 이용 활성화를 통해 자생력을 키울 수 있고, ‘동백’이라는 부산지역만의 고유 브랜드를 구축해 부산시민 애향심도 자극하고 있다”며 “부가서비스 이용자 증가로 동백전 플랫폼도 함께 활성화되면서 지속 성장에 대한 동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백택시의 폭풍 성장에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있었다. 부산 택시업계와 부산시는 서비스 개시 1년 전부터 철저한 사업계획을 세워 서비스를 준비했다. 또 동백전 플랫폼 운영사인 코나아이를 서비스 개발·운영사로 선정해 지역화폐 등 지역 내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기획했다. 택시업계도 협조도 한 몫 했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업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해 서비스 개시 한 달 만에 부산 택시 70% 이상이 가입했다.
다만 작년 4월부터 동백전 운영사가 코나아이에서 지역은행인 부산은행으로 바뀌면서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연동이 안 되는 등 불편함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지역화폐 예산이 축소되면서 동백전 충전 한도와 캐시백 혜택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백전 운용사는 부산은행으로 바뀌었지만 동백택시 서비스는 계속 코나아이가 운영하고 있다. 코나아이 관게자는 “택시호출 플랫폼 서비스는 사실상 수익이 나지 않지만, 다른 지역 확산을 위해 사업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 동백택시 성공을 본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역택시 플랫폼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구시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동백택시의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몇몇 지자체에서 도입 검토 의뢰가 들어왔다”며 “앞으로도 시민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지역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구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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