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김선형-최준용-허일영-최부경-워니 SK 빅 라인업, 주전가드없는 DB에 왜 재앙이었나

류동혁 2023. 1. 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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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자밀 워니의 덩크슛 장면. 사진제공=KBL

[잠실학생체=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서울 SK 나이츠가 원주 DB 프로미를 완파했다.

SK는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DB를 97대63으로 눌렀다.

16승12패를 기록한 SK는 3위 LG와 승차없이 승률에서 뒤지면 4위. 최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2연패를 당한 DB는 11승18패로 9위.

자밀 워니는 29득점, 14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펼치면서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최준용이 17득점, 김선형이 11득점, 7어시스트를 올렸다.

SK 김선형의 돌파 장면. 사진제공=KBL

▶전반전

경기 전 양팀의 희비는 엇갈렸다. DB는 주전 포인트가드 이선 알바노가 독감으로 결장. 두경민이 없는 상황에서 알바노마저 빠졌다. 여기에 백업 가드 정호영도 부상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

DB의 백코트진은 '전멸' 상태였다. DB 이상범 감독은 경기 전 "뒷선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니까 앞선이 없어졌다"고 했다. 김현호 이준희 원종훈 등 백업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뛰어야 하는 상황.

SK 전희철 감독은 "이런 경기가 힘들다. 프로이기 때문에 흐름을 내주면 찾기 힘들다. 데이터 상 우리가 앞서지만, 경기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DB와의 맞대결에서는 스틸이 유독 많았다. 잘 됐던 부분은 계속 가져가야 한다. 스틸과 거기에 따른 속공이 핵심"이라며 "스틸을 많이 한 이유는 아이스 디펜스(메인 볼 핸들러를 중앙이 아닌 양쪽 코너로 모는 수비 전술. 공격수가 코너에 몰리면 갑작스러운 더블팀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를 통한 트랩, 거기에 따른 스틸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1쿼터 초반, SK 자밀 워니가 '물만난 고기'처럼 움직였다. 1대1 공격에서 기본적으로 매치업 상대 드완 에르난데스에게 자신감이 있었다. 단순한 1대1 뿐만 아니라 김선형과의 2대2 공격을 통한 순간적 픽&롤로 효과적 공략.

1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었다. 여기에 김선형의 날카로운 속공 두 방이 가미됐다. 이 과정에서 최준용의 그림같은 터치다운 패스도 있었다. 18-8 리드.

DB는 에르난데스를 레너드 프리먼으로 교체. 반격의 기틀을 잡았다. SK는 1쿼터 6개의 3점포 중 단 1개만을 성공. 워니의 돌파만 막으면, SK의 세트 오펜스 위력은 급감했다. DB는 SK 공격의 실패를 두 차례 날카로운 속공으로 연결. 결국 23-15, 8점 차 SK의 리드.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10점 차 이상의 스코어 차. 하지만, SK 외곽포의 부정확함으로 8점 차 리드.

2쿼터부터 DB는 주전가드 이탈 공백이 보였다. 1쿼터 이준희와 원종훈이 간결한 핸드 오프 플레이를 통해 순간적 찬스를 노렸고, 골밑 공격으로 이어졌다. 단, 2쿼터부터 SK가 파악하기 시작했다. 가드진의 돌파 이후 패스를 스틸로 차단, 워니의 속공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김선형이 3점포와 속공으로 5득점을 집중. 40-24, 16점 차로 벌어졌다.

경기 전 전 감독이 말한 '스틸에 의한 속공'이 1, 2쿼터 흐름을 가르는 핵심이었다. 2쿼터 4분을 남겨논 시점. SK는 김선형과 워니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SK 공격은 둔화됐다. 최준용이 메인 볼 핸들러로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공격 성공률은 떨어졌다. DB는 프리먼의 속공, 이준희의 바스켓 카운트, SK 팀 반칙에 의한 김종규의 자유투 2득점. 33-43, 10점 차로 맹추격했다. SK의 작전 타임.

하지만, DB 추격 흐름을 끊기 쉽지 않았다. 47-38, 9점 차 SK의 리드로 전반 종료. 한 때 14점 차 리드까지 잡았던 SK는 김선형과 워니가 빠지면서 세트 오펜스의 효율성이 뚝 떨어지면서 불안한 리드. 반면, DB는 에르난데스를 프리먼으로 교체, 골밑 수비를 강화하면서 속공의 기틀을 마련했던 전술이 추격의 원동력.

SK 최준용의 블록슛 장면. 사진제공=KBL

▶후반전

DB는 3쿼터 초반이 중요했다. SK는 다시 워니와 김선형이 출격. DB 김현호의 돌파에 의한 에르난데스의 골밑 덩크. 반면, SK는 최준용의 3점슛 실패. DB 추격 흐름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DB는 김종규의 골밑 돌파, 에르난데스의 미드 점퍼가 실패했다. 그러자 SK는 최준용이 3점포로 응징. 다시 10점 차로 점수가 벌어졌다.

DB는 세트 오펜스에서 공격을 이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슈팅 찬스를 창조할 크리에이터가 없었다. SK는 최준용과 워니의 빅&빅 픽앤롤이 실패했지만, 최성원이 오프 더 볼 스크린을 받은 뒤 완벽한 패턴으로 만든 3점포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DB의 추격 흐름은 끊어졌다. 13점 차로 SK가 리드를 다시 굳건히 했다.

SK는 최부경을 투입했다. 빅 라인업이었다. 김선형의 원 가드 허일영 최부경 최준용, 워니가 코트에 나섰다. 높이로 압박을 가함과 동시에, 스위치 디펜스로 DB의 세트 오펜스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

허일영의 미스매치에 의한 자유투 획득, 워니의 포스트업 공격이 깔끔하게 성공. 이후 속공까지 터지면서 김선형의 감각적 패스에 의한 워니의 속공 덩크가 터졌다. 반면, DB는 SK의 빅라인업에 골밑 공략이 여의치 않았다. 실책이 나왔고, 외곽 공격은 슛을 쏠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순식간이 64-46, 18점 차까지 벌어졌다.

SK는 DB의 외곽 약점을 노골적으로 공략. 다운 디펜스로 골밑 수비를 강화하고, 의도적으로 3점슛이 좋지 않은 이준희에게 오픈 찬스를 열어줬다. 2차례 실패. 결국 DB는 원종훈으로 교체. 김선형 최준용을 중심으로 한 트랜지션과 높이가 조화된 SK의 빅 라인업을 DB가 깨기는 쉽지 않았다. 트랜지션으로 속도를 높이든지, 세트 오펜스에서 외곽 공격이 터져야 하는데, 주전 가드진의 공백으로 이런 공격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74-50, 24점 차 SK의 리드로 3쿼터 종료. 사실상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4쿼터, DB는 여전히 반격의 흐름을 찾지 못했다. 오히려 SK의 강한 트랜지션에 연속적 속공을 허용했다. 경기종료 5분46초를 남기고 전광판에 찍힌 스코어는 82-56. SK 전희철 감독은 김형빈 오재현, 리온 윌리엄스를 투입하면서 주전들에게 휴식을 줬다. 잠실학생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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