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행비서에 '사적 심부름'…"항의하자 1층 로비로 발령"

김필준 기자 2023. 1. 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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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TBC는 새해 들어 직장 내 부조리 관련 제보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곳도 아닌 서울변호사회에서 제보가 왔습니다. 전직 회장이 현직일 때 수행기사에게 사적인 일을 여러 차례 시켰고, 여기에 항의하자 엉뚱한 인사발령을 냈단 게 제보의 내용입니다.

김필준 기자가 제보자를 만났습니다.

[기자]

지난 2021년 3월, 서울변호사회 회장의 수행비서 A씨는 뜻밖의 지시를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A씨/서울변호사회 직원 : 회장이 바로 지시를 했고요. (회장 부인) 산부인과도 같이 가자고… 캐리어 두 개, 꽃바구니, 과일바구니 이런 거 같이 옮겼습니다.]

3주 뒤엔 회장의 부모님을 태웠다고도 말합니다.

[A씨/서울변호사회 직원 : (회장) 부모님이 이제 경기도 거주하시는 거 같은데 일과 시간에 회장님과 같이 동승하에 (회장) 자택에 가서…]

코로나 때문에 영업시간 제한이 있던 시기에 12시까지 술집 앞에서 대기를 해야 했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블랙박스 화면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서울변호사협회의 관행인지 복수의 전임 회장들에게 물었더니 그런 일은 없었다며 사실이라면 창피한 일이란 답이 돌아왔습니다.

해당 회장의 입장을 물었습니다.

자신이 퇴근을 부인의 산후조리원을 한 것이었다며, 부모님까지 태우게 한 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영업제한 시간일 때 술을 마신 게 아니라 길거리에서 대화를 했던 것이고, 택시가 안 잡혀 A씨를 대기시킨 것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A씨는 이 밖에도 사적인 일을 시킨 게 넉달 간 최소 15차례라면서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마비 증세도 겪었단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고충을 토로했더니 갑자기 협회 건물 로비 근무자로 발령이 났다고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A씨/서울변호사회 직원 : 반드시 일어나서 맞이한다. 이런 조항이…직원들 출근할 때 다 마주하게 했습니다. 동물원 원숭이도 아닌데 상당한 굴욕감을 느꼈고요.]

이에 대해 해당 회장은 로비로 발령은 낸 건 A씨가 스스로 운전을 그만둬 급하게 자리를 마련했고, 당시 코로나가 심각해 출입 QR코드 관리자로 임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수행기사는 당시 인사가 보복성이었다 주장하며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

JTBC 보도 이후 제보자 A씨가 구제 신청을 했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일부 인정, 일부 기각하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구제신청은 '3개월 전' 부당 인사조치에 대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기사에 담기지 않은 지하 3층 전보 및 감봉 징계에 대해 판단을 내린 겁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지노위] 서울2022부해**** 서울지방변호사회 부당감봉 및 부당전보 구제신청 사건에 대하여 심판위원회는 신청인의 구제신청을 일부인정(부당감봉-인정, 부당전보-기각)하는 판정을 하였으며, 판정서는 판정일로부터 30일 내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서울변회는 "최근 있었던 전보가 적합했고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지노위가 판단 한 것"이라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제보자 A씨 변호인단은 "부당징계가 인정됐는데 관련 내용은 쏙 뺐다"며 "A씨에게 사과하고 보도자료를 삭제하라"는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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