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피싱·불법 도박하다…'전세사기 바지사장'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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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사기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그 배후 세력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수많은 피해자를 낸 전세 사기범 몇몇은 이미 과거 다른 범죄로 처벌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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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 사기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그 배후 세력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수많은 피해자를 낸 전세 사기범 몇몇은 이미 과거 다른 범죄로 처벌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감독과 규제가 허술한 전세 시장이 그들의 새로운 범죄 대상이었던 겁니다.
안상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사망한 빌라왕 김 모 씨가 서울 강서구 등 수도권 일대에서 주택 명의를 이전받으며 전세 사기에 본격 가담한 건 지난 2020년.
김 씨는 그전에 부동산 중개보조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른 자세한 행적은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빌라왕 지인 : 어떻게 하다가 지금 그 부동산을 한다고 그래갖고. 부동산을, 걔가 어떻게 부동산을 하지…]
취재 결과, 김 씨는 보이스피싱 일당의 중간책으로 활동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 씨는 지난 2019년 1월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된 계좌를 제공해 수사를 받았습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피해자가 자신의 계좌로 보낸 2,500만 원을 수표나 금, 달러 등으로 바꿔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전달했다가 사기 방조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자신 명의의 법인을 세워 부동산 개발 업자로 둔갑했습니다.
['빌라왕' 김 씨 전세사기 피해자 : 저는 유령회사인지도 모르고, 그냥 성공하신 사업가인가 보다… 전혀 의심을 못했어요.]
일당과 함께 주택 3,400여 채의 명의를 이전받은 뒤 잠적해 '빌라의 신'으로 불린 권 모 씨도 전세 사기가 첫 범죄가 아니었습니다.
권 씨의 확인된 전과만 3개.
바다이야기 불법 게임장을 운영하다가 적발됐고, 자신을 부동산 분양업자로 속여 사기 행각을 벌이다 실형을 살았습니다.
전국의 주택 300채 이상 소유자 가운데 김 씨와 권 씨를 비롯한 상위 30명의 형사 사건 판결문을 SBS가 직접 조회한 결과, 30%가 사기나 공갈 등 전과를 갖고 있었습니다.
보이스피싱과 사기, 도박 등 민생 범죄를 저질렀던 이들이 보증금만 떠안으면 누구나 가담할 수 있는 전세 사기 범죄에 재등장해 더 많은 피해자들을 만들어낸 겁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이승희, VJ : 김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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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단독 취재한 경제부 안상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전과자들이 바지사장으로?
[안상우 기자 : 맞습니다. 저희가 취재를 하면서 바지사장이라고 불리는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중에는 사회초년생이라서 전세 사기가 뭔지도 모르고 바지사장이 되는 사례도 있었고요. 또는 명의를 도용당한 노숙인이나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전세 사기를 사전에 함께 공모하거나 이를 알고도 명의를 빌려준 사람들이었습니다. 특히 앞선 리포트에서도 보셨다시피 다른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먹잇감으로 전세 사기를 찾은 건데요. 당시에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던 시기였고 전세 사기를 감독할 기관이나 관련 규제가 없었던 점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바지사장들뿐만 아니라 그 뒤에서 이 모든 걸 기획하는 그 일당까지 모두 찾아서 수사해서 단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Q. 정부 대책은?
[안상우 기자 : 맞습니다. 그동안 정부 기관들 중에 이런 전세 사지의 바지사장들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특히 주택도시보증공사, HUG 같은 전세금 보증기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보니까 세입자도 피해를 겪고 이런 보증 기관들도 부실 채권을 떠안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도 이런 사실을 인정을 하고 앞으로는 전세 계약 때 보증 기관이나 중개사가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는 물론 사전에 관련 범죄 사실까지 미리 파악해서 전세 사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습니다.]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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