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 얼음장처럼 찬데 …무심코 넘기다간 '괴사' 생겨

권대익 2023. 1. 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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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떨어지면 손발이 차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손발 시림 증상이 유난히 심하면 참고 넘기기 쉽지 않다.

손발 시림 증상을 일으키는 말초혈관 장애에는 '레이노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심하면 손끝과 발끝에 산소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저림 증상과 가려움증‧통증을 동반하며 피부 괴사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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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2배 많이 발생… 레이노증후군·동맥경화 탓
게티이미지뱅크

기온이 떨어지면 손발이 차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손발 시림 증상이 유난히 심하면 참고 넘기기 쉽지 않다. 그럴 때에는 큰 통증이 없더라도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말초혈관 장애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손발 시림 대표 증상 ‘레이노증후군’…여성에게 더 많아

손발 시림 증상을 일으키는 말초혈관 장애에는 ‘레이노증후군’이 대표적이다. 교감신경의 과도한 반응으로 손가락‧발가락 말초혈관이 극도로 수축하면서 혈액순환에 문제가 발생한다.

레이노증후군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2배 정도 많이 생긴다. 여성이 남성보다 혈관이 가늘고, 여기에 초경‧임신‧출산에 따른 호르몬 변화와 자궁‧난소 등 내부 장기에 혈액이 몰리는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설거지 등 집안일로 찬물에 많이 노출되었던 과거력도 여성의 손발 저림을 일으킬 수 있다.

따뜻한 피가 손끝‧발끝으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손이 차고 시린 증상이 생기고, 손가락에 색깔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혈관이 수축하면 손끝‧발끝이 하얗게 변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산소가 부족해 청색증이 나타나며 파란색이 된다.

다시 혈관이 이완되며 피가 전달되면 붉어진다. 심하면 손끝과 발끝에 산소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저림 증상과 가려움증‧통증을 동반하며 피부 괴사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


◇혈관 기능‧핵의학 검사로 진단…대부분 약물로 조절

레이노증후군은 손을 찬물에 일정 시간 담갔다가 말초 혈류 속도와 온도가 몇 분 안에 돌아오는지 확인하는 혈관 기능 검사로 알아낸다.

찬물에 손을 담갔다가 동위원소 약물을 주사해 증상 부위 변화를 관찰하는 핵의학 검사로 진단하기도 한다.

평소에 체온을 잘 관리해 차가운 공기나 찬물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양말‧실내화‧장갑을 착용해 손발 체온을 보호한다.

치료는 증상 완화가 목표다. 대부분 통증이 가벼워 약물 치료로 증상을 조절한다. 반면 증상이 심해 약물로 조절되지 않으면 ‘교감신경 차단술’로 치료한다. 또한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해 말초혈관 수축을 막아야 한다.


◇동맥경화도 손발 시림 원인…발 증상이 더 많아

말초혈관 순환을 방해하는 또 다른 요인에 동맥경화다. 심장에서 피를 보내주는 길인 동맥 가운데 어느 한 곳이 막히면 말초혈관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든다. 이때 손‧발이 차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손보다 발에 더 차가움을 느끼고, 한쪽 발에만 차가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초기 발 시림과 함께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종아리 통증이 생긴다. 어느 정도 진행되면 발가락이 검은색으로 변하고 통증을 느낀다.

적절한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면 손끝‧발끝 괴사가 진행된다. 괴사가 더 심해지면 패혈증에 빠지기도 하고,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진단은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양팔과 다리 혈압을 동시에 측정해 발목 혈압과 위팔 혈압의 비율을 측정한다. 발목상완지수(ABI)가 0.9 이하이면 말초동맥 질환을 의심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혈관 초음파검사 등의 추가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말초동맥경화로 진단되면 피부에 작은 구멍을 내고 가느다란 철삿줄에 달린 기구들을 혈관에 넣어 막힌 혈관을 뚫는 시술부터, 피부를 절개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피를 말초로 보내주는 우회로 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을 고려하게 된다.

조성신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혈관에 문제가 생겼으면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약물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며 “초기 증상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게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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