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고 38kg 뺐죠"…남편도 인정한 '워킹맘' 정애리
[스포티비뉴스=김포, 박대현 기자 / 김성철 영상 기자] 피트니스 선수 정애리(38)는 워킹맘이다. 직장과 육아를 병행한다.
스스로 "비범한 여성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출산 직전 98kg까지 불어난 몸무게를 고민하고 산후우울증 역시 심하게 앓은 보통의 산모다. 아이가 보챌 때도 출근을 서둘러야 하는 부모로서 괴로움을 똑같이 겪는다.
다만 운동을 실마리 삼고 꾸준히 이어 간 점이 '조금' 다를 뿐이다. 월급날 저축금을 미리 제하고 생활비를 헤아리는 작지만 큰 습관처럼 운동 시간을 30분이라도 확보하려 마음먹은 의지와 이를 습관으로 연결한 점이 그녀 삶을 건강히 빚게 했다.
"나도 워킹맘이지만 아이를 낳고 돌보는 것, 일과 살림을 하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 (나도) 너무 힘들어 참 많이 울었다."
"아이가 아플 때가 있지 않나. 그럴 때도 아이를 떼놓고 (마음 아프게 직장에) 나와 운동하고 퍼스널 트레이닝(PT) 수업을 했다. 여성에서 엄마로 삶이 완전히 바뀌다 보니 내가 선택해 할 수 있는 부분이 현저히 적어지더라. 참 많이 울었다."
정애리는 엄마의 삶이라는 새 사이클을 외면치 않았다. 정면으로 마주했다. 부족하게나마 시간을 마련해 빈칸을 만들고 거기에 '운동'을 기입했다. 삶의 결이 달라졌다. 질도 뒤따라 달라졌다.
"내 시간이 현저히 적어진 새로운 사이클 안에서 그럼에도 시간을 쪼갰다. 그때 첫째로 선택한 게 운동이었다. 운동을 하면서 건강해지기 시작하니 아이 돌보는 일이 수월해졌다. 체력적으로 힘이 덜 들었다. 그러다 보니 남편과도 덜 싸우게 되고 아이에게도 화를 덜 내는 선순환이 구축됐다."
"살이 빠지면서 자존감을 회복한 건 덤이다. 엄마가 건강해야 가정의 평화가 온다는 걸 경험칙으로 깨달았다. 많은 분이 시간이 없다 자주들 말씀하신다. 맞다. 엄마들은 정말 시간이 없다. 다만 '월급날 저축금을 먼저 빼고 생활비를 쓰라'는 재테크 조언도 있지 않나. 하루 운동 시간을 딱 30분만 확보해놓고 이를 수행한 뒤 (그다음) 생활을 해보시라 권유 드리고 싶다. 그렇게 6개월, 1년이 쌓이면 많은 게 변하실 거다. 나를 위해, 내 가족의 평화를 위해 꼭 운동을 택해 주시길 조심스레 권해본다."
정애리는 아이를 배고 많이 먹는 입덧을 겪었다. 출산 즈음 98kg까지 몸무게가 급증했다. 현재는 60kg 안팎을 유지한다. 비결은 운동. 이 기간 운동법을 세밀히 물었다.
"출산 2주 전 98kg까지 찍었다. 출산 막바지엔 보통 한 주에 1kg씩 찐다. 아마 100kg는 찍었을 거다."
"아이를 낳고 한 3개월까지는 회복이 중요하다. 회복만 잘해도 부종이 많이 빠진다. (이 기간에는) 정말 가볍게 스트레칭하거나 근력 운동을 했다. 햇볕이 좋은 날엔 유모차를 끌고 30분 정도 산책을 했다."
"이후 식단을 짜고 조금씩 운동 강도를 높였다. 1시간가량 실내 사이클을 탔다. (낮에) 아이를 낮잠 재우고 정말 꾸준히 탔다. 매일 1시간씩 거르지 않고 자전거에 몸을 맡겼다."
"아이가 밤에 잠이 들면 '홈트레이닝(홈트)'을 했다. 헬스장을 갈 수 없으니 집에서 소도구 필라테스를 했다. 출산을 하면 몸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소도구 필라테스를 통해 건강히, 통증 없이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턴 주 2회 필라테스, 3회는 고강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주말 제하고 하루에 2시간 정도 했던 거 같다."
돌려 말하지 않았다. 정애리는 피트니스의 최대 매력으로 '아름다움'을 꼽았다. 어떤 운동보다 아름다운 몸을 가장 빠르게 만들어 주는 길. "그게 웨이트트레이닝"이라고 힘줘 말했다.
"피트니스의 가장 큰 매력은 아름다움이다. 몸은 물론이고 마음도 아름다워지는 효과를 (덩달아) 누릴 수 있다."
"트레이너는 어찌 보면 조각가다. 나와 회원 분의 몸을 아름답게 빚어 주는 조각가. (스스로) 운동하시는 분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막 뛰어서 감량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고자 하는 몸들이 각자 있지 않나. 여성 분이라면 얇은 허리와 큰 히프, 예쁜 직각 어깨 등을 생각하며 운동을 할 것이다. 피트니스를 제대로 수행하고 머릿속으로 이러한 몸을 염두에 두며 (운동을) 하다 보면 몸이 점점 그렇게 변한다."
"요즘 들어 몸을 조각해 빚어가는 과정이 웨이트트레이닝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다. 어떤 운동보다 원하는 몸을 빠르게 빚어 주는, 그 시간을 최소로 단축시켜주는 효율성을 웨이트트레이닝은 지녔다. 정말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정애리의 꿈은 나직하나 단단하다. 선한 영향을 널리 미치는 '선한 사람'을 꿈꾼다. 피트니스 문턱을 낮춰 운동이 꼭 필요한 이에게 자기 재능을 기부하는 게 그녀의 최종 과녁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 하고 있고 행복한 가정까지 꾸렸다. 지금처럼만 (삶이) 이어진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가끔 남편이랑도 얘기하는데 난 이 일을 정말 사랑한다. 이쪽 일을 평생 오래도록 하고 싶다."
"피트니스를 통한 봉사에도 관심이 많다. 가령 나와 남편이 상담하다 보면 운동이 꼭 필요한 분들인데 (운동을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이 있다. 예컨대 경제적인 여력,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택하지 못하는 분이 굉장히 많으신 거다."
"PT나 필라테스가 어떤 이에겐 쉽고 흔한 선택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퍼뜩 들었다. 이 문턱을 조금 낮추는 데 이바지해 보다 많은 이가 운동의 수혜를 입으시면 어떨까 고민하게 된 이유다. '좀 더 쉽게 만날 수 있는 트레이너'가 목표인 것이다. 선한 영향을 발휘하고 싶고 이를 위해 공부도 조금씩 하고 있다. 사회복지나 노인 운동에 관한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
정애리는 종극의 꿈으로 개인 영예가 아닌 타인의 삶을 입에 올렸다. 운동 문턱을 넘는데 섬돌을 놓아 주는 '돕는 트레이너'로서의 생. 이다음 선수로서 수상 뉴스 외에도 그녀 소식이 기대되는 이유가 한 개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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