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기준 법처럼 따랐는데”...국내 연구진, 오류 발견
수학·약학 협력연구로 수식 개발
약물 상호작용 예측 정확도 높여
4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과학연구단 의생명수학그룹 김재경 CI 연구팀은 채정우·김상겸 충남대 의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FDA가 사용을 권장하는 약물 상호작용 예측 수식이 부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정확도를 2배 이상 높인 새로운 수식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약리학 및 약물치료학’에 온라인 게재됐다.
약물 상호작용은 두 가지 이상의 약을 함께 복용할 때 생긴다. 하나의 약이 다른 약의 대사를 변화시켜 체외 배설을 촉진시키거나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약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FDA는 1997년부터 약물 상호작용에 대한 가이던스를 발행하고 있다. 대부분 의약품은 이 가이던스에 따라 상호작용을 평가 받는다.
연구팀은 FDA가 제시하는 수식이 부정확하다고 지적하며, 실제 인체 내 간에서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농도가 예측에 사용돼 온 값보다 1000배 이상 높다는 점을 원인으로 들었다. 이어 수학과 약학의 협력 연구를 통해 약물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새로운 수식을 개발했다. 효소 농도와 관계 없이 약물 대사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수식을 만든 것이다.
새로 만들어진 수식으로 약물 상호작용을 예측한 결과, 보정 없이도 예측 정확도가 2배 이상 증가했다. 기존 FDA 수식은 약물 상호작용을 2배 오차범위 내에서 예측한 비율이 38%인데 비해, 수정된 식은 80%에 달했다.
김 CI는 “수학과 약학의 협력연구로 당연히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수식을 수정하고,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 FDA 가이던스에 ‘K-수식’이 들어가길 꿈꿔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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