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제주 부동산 시장…규제 완화 효과 있을까
[KBS 제주] [앵커]
그동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제주 부동산 가격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고금리에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데요.
올해 예정된 공급 물량이 적지 않은 데다 정부가 최근 꺼내든 규제 완화 카드가 제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살펴봐야 할 대목입니다.
문준영 기자가 올해 부동산 시장을 진단해봤습니다.
[리포트]
제주시 연동의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입니다.
2021년 1순위 청약에서 최고 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곳입니다.
한때 웃돈까지 얹으며 분양권이 거래됐지만, 지금은 2~3천만 원 낮은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노형동에 짓고 있는 주상복합건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엔 5천만 원 손해를 보며 분양권을 팔겠다는 매물까지 나왔습니다.
제주 아파트 가격을 견인하고 있는 신제주권 대단지 아파트값도 하락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연동 단지 아파트 84㎡는 9억 5,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하반기에는 같은 평형 매물이 8억 원에 팔렸습니다.
[고성찬/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주지부장 : "한마디로 거래 절벽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불경기에 고금리, 그리고 대출이 많이 제한을 받고 있는 그런 실정입니다. 그래서 아파트를 또는 토지를 구매하고 싶은 의지가 꺾여버린 거죠."]
실제 주택 거래량도 반으로 줄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제주지역 주택 매매 거래량은 480여 건이었습니다.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정부가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되레 제주 집값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비규제지역인 제주에 유입됐던 외지인들이 규제가 완화된 수도권으로 이탈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제주 주택을 매입하는 외지인 비율이 최근 5년간 25%에서 30% 사이에 맴돌아 영향은 크지 않을 거란 진단도 있습니다.
[양영준/제주대 부동산관리학과 교수 : "규제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외지인들이 제주도를 바라보는 시각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긍정적이진 않겠죠. 왜냐하면, 제주에 투자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면서 그 수요가 수도권으로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올해 제주시에서만 3,0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매수층의 관망세까지 더해질 것으로 보여 제주 부동산 위축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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