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역사·매력 담은 답례품”…기부금 5천4백 배 늘어

김종환 2023. 1. 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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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고향사랑기부제와 관련해 일본 고향납세제 실태를 살펴보는 신년 기획보도.

오늘은 세 번째로 지역 특산품을 매력적인 답례품으로 만들어 고향납세 기부금을 모으고 있는 규슈지역 하사미를 찾아갑니다.

시행 첫해보다 5천4백 배나 늘어난 고향납세 기부금은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김종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규슈 지역 나가사키현에 자리한 하사미.

주민이 만 5천 명도 안되는 작은 지방자치단체지만, 4백 년 역사를 지닌 도자기 생산지로 유명합니다.

이 마을은 임진왜란이 끝나고 끌려온 조선 도공들이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한 곳입니다.

근처에 있는 백 년 넘은 도자기 제조 공장.

일상에서 쓰는 찻잔이나 접시 같은 실용적인 도자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하사미 도자기는 일본 실용자기 시장의 17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도자기들이 고향납세 답례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히다카 시게카즈/(주)사이카이 상무 : "수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손님의 다양한 취향에 맞춰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게 손님들이 하사미 도자기를 사가시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2008년 3백70만 원에 불과하던 하사미 고향납세 기부금은, 2021년에 2백억 원으로 5천4백 배 늘었습니다.

이렇게 기부금이 크게 늘어난 건 지역의 역사와 매력을 담은 답례품 때문입니다.

바로 이 도자기들인데요.

원래부터 유명했던 지역 특산품을 하사미에서만 받을 수 있는 답례품으로 발굴해 고향납세 기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부담없는 가격, 효율적인 홍보 등으로 2천21년에는 기부자의 90퍼센트가 답례품으로 도자기를 선택했습니다.

하사미 도자기는 원래 4, 5월에 열리는 전국적인 축제를 통해 많이 팔렸는데, 2010년 이후 인터넷이나 통신 판매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중소규모 도자기 업체들이 위축됐었습니다.

[야마구치 류타로/하사미정 기획재정과 주임 : "고향납세를 계기로 신제품을 개발해서 팔렸다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었던 상품들을 행정이 잘 지원해서 세상 밖으로 넓히는 활동을 2017년에서 2019년까지 했습니다."]

2천19년부터 답례품 관련 업무를 대행하는 지역 기업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이곳 출신인 직원 40여 명이, 지역의 답례품 생산업체들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답례품 기획, 유통, 사후관리까지 빠르고 세심하게 처리합니다.

2021년, 6만 명이 8만 2천 건의 고향납세 기부를 했는데, 답례품과 함께 하사미 지역을 소개하는 알림책자 15만 부를 만들어 전국으로 발송하기도 했습니다.

[나가타 아리사/(주)스팀십 지역디렉터 : "과거에 기부하신 분들께 답례품과 함께 마을 정보를 알려드리는 카탈로그를 제작합니다. 그저 고향납세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후에도 계속 인연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가장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사미 한해 예산의 5분의1에 달하는 고향납세 기부금.

30퍼센트는 도자기를 비롯한 답례품 생산자들에게 돌아가고, 15퍼센트는 홍보, 관리 등 운영 비용인데 역시 지역에서 쓰입니다.

나머지 50퍼센트 남짓은 지방자치단체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데, 초,중학생 1인 1태블릿 보급 같은 교육과 복지 분야에 대부분 사용합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김종환 기자 (k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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