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우려에 누그러진 강달러…엔·위안화 등 상승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엔 큰 악재지만, 일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미국 연준이 통화 긴축 기조를 완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며 강(强)달러 현상이 누그러지고 있는 것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말하는 달러 인덱스는 4일 104선에서 움직였다. 작년 9월 27일 114.04까지 치솟으며 20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던 고점에 비해 8.8%가량 떨어진 것이다.
작년 10월 1400원대를 고공행진했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1200원대로 내려왔다. 원화 가치가 그만큼 올랐다는 것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최근 두 달 연속 둔화되자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한 달간 원화 가치 상승 폭은 4.29%로 전 세계 주요 20국 통화 가운데 일본 엔화(5.27%)에 이어 둘째로 높았다. 지난달 달러 인덱스가 2.48% 하락한 것에 비하면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오른 셈이다. 지난달 4% 이상 가치가 오른 통화는 원화와 엔화뿐이었다.
최근 초저금리 기조를 고수하던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을 완화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위안화 가치가 오른 것도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면 안전 자산인 달러 선호 심리가 강해져 다시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 등이 뒤섞여 당분간은 원·달러 환율이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며 “올해 장기적으로는 환율 상승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7원 오른 1271.70으로 마감했다.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한미 금리 차가 23년 만에 최대(1.25%포인트)로 벌어져 격차를 좁혀야 하지만, 달러 강세가 꺾여 당장 원화 가치 방어를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필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원화가 엔화·위안화와 동반 강세를 보이는 추세도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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