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명가'에서 환경·에너지 선봉… SK에코플랜트의 변신
폐배터리 등 인수 기업 군단, 체질 변화
CES 2023서 스마트시티 혁신상 수상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SK에코플랜트. 아직 대중에게 생소한 기업 이름이다. SK에코플랜트가 2021년 5월까지 사용했던 옛 사명 SK건설과 같은 회사라고 하면 대부분 끄덕끄덕할 테다. 1962년 창립한 협우산업이 모태인 SK에코플랜트는 60년 가까이 건설업을 영위하면서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에 있는 탄탄한 건설사였다.
건설시장에서 확고히 자리 잡은 건설사가 간판을 바꾼 이유는 환경·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 분야를 다른 건설사처럼 하나의 사업 부문으로 두는 방식을 뛰어넘어, 핵심 사업으로 못 박았다. '이게 될까'라는 의구심도 받았지만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환경·에너지는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이란 시대적 요구를 달성하는 사업인 동시에 이익까지 낼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라는 사명은 지구에 친환경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심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며 "앞으로 환경오염 없이 지속가능한 도시를 디자인하는 환경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변신을 마쳤다. 체질을 앞장서 탈바꿈한 건 '인수합병(M&A) 군단'이다. △폐기물 △수처리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신재생에너지 등 환경·에너지 분야에서 잘한다는 기업을 대거 사들였다.
2020년 국내 수처리·폐기물 전문처리업체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1조 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12개 폐기물기업과 합병했다. 이를 통해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 1위 △사업장 폐기물 소각 1위 △의료 폐기물 소각 2위 △폐기물 매립 3위 등 국내 환경 관련 시장에서 선두 사업자로 떠올랐다.
배출, 수거, 운반, 최종 처리 등 폐기물 관리 전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폐기물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플랫폼 '웨이블(Wayble)'을 개발한 것도 변화 중 하나다. 웨이블을 통해 기업들은 불필요한 폐기물의 배출·수거를 최소화하고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새로운 먹거리로 폐배터리와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2월 1조2,000억 원에 인수한 싱가포로 전기·전자폐기물(E-waste)기업 '테스'는 유럽·아시아 22개국에 44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설을 보유 중이다.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에도 지분을 투자했다. 2050년 600조 원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폐배터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리사이클링은 폐배터리에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값어치가 있는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이다.
아울러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11월 해상풍력기업 삼강엠앤티 지분 31.8%(3,426억 원)를 사들이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인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삼강엠앤티는 해상풍력 발전시설의 핵심 기자재인 터빈 하부구조물을 제작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변화는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5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웨이블은 스마트시티 분야 혁신상을 수상한다.
SK에코플랜트는 5개 구역으로 구성된 SK그룹의 CES 전시관 중 2개 구역에서 폐기물 자원화, 미래 에너지를 주제로 전시에 참여한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과정, 해상풍력·태양광·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소개할 계획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해상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 등 신재생에너지 전 분야에 걸친 밸류체인을 기반으로 관련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환경 분야에서도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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