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기초의원 겸직과 의정비, 전수조사한 까닭은?
[KBS 창원] [앵커]
경남 기초의원들의 겸직과 의정비 인상 실태를 연속보도한 심층기획팀과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윤경재 기자 나왔습니다.
윤 기자, 경남의 기초의원 겸직과 의정비 문제를 주제로 모두 열 차례 연속보도를 이어왔습니다.
기획 의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 민선 첫 지방의회 출범 당시 지방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이었습니다.
생계 유지 등을 이유로 겸직을 할 수 있게 했는데요,
2006년부터 월급 개념의 의정비가 생겼는데도 아직도 겸직이 허용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원천적으로 겸직할 수 없는데, 지방의원의 경우 의정비는 의정비대로 받고 다른 직장도 다니는 실태를 취재하게 된 겁니다.
[앵커]
그래서 기초의원의 겸직과 의정비 문제를 이어서 다룬 거군요.
[기자]
네, 취재 결과 겸직과 의정비 모두 문제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겸직하고 있는 단체나 회사에 유리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거나 이권에 개입할 수 있는 이해충돌 문제에서도 자유로운 데다, 의정비는 의정비대로 제대로 된 심의나 견제 없이 임기 때마다 올려온 겁니다.
[앵커]
경남 18개 시·군의회 의원들을 전수조사하기가 만만치 않았을텐데요.
[기자]
네, 평소 광역의원보다 감시와 견제를 덜 받는 기초의원을 대상으로 잡았습니다.
일일이 270명의 기초의원의 겸직보고서와 상임위원회 정보를 대조했는데요.
이 가운데 위법성이 의심되는 의원 40명가량을 직접 찾아가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해야 했습니다.
해당 자치단체와 겸직하고 있는 사업체의 수의계약 건수와 소속 단체가 자치단체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은 정황을, 재차 확인해야 했는데요.
의원들은 한결같이 "모른다", "관계 없다",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그 지역 관련 업계나 주민, 심지어 공무원들도 특정 의원의 회사나 단체가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앵커]
당연히 이해충돌 우려가 크겠는데요.
[기자]
네, 수의계약 건수만 봐도 의원의 영향력이 직·간접적으로 미치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또 취재를 하면서 대부분 의원들이 이해충돌 의심을 피하기 위해 겸직이 금지된 단체의 대표나 회장 대신 고문이나 직원으로 직함을 바꾼다는 사실까지 한 의원으로부터 고백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자치단체의 그릇된 행정을 감시해야 할 의원들이, 정작 자신의 이익을 위해 편법과 꼼수를 쓰고 있는 건데, 대책은 없습니까?
[기자]
지방의원들의 의정비가 이미 노동자 평균 임금보다 많습니다.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평가할 객관적인 지표가 필요한 이유인데요.
전문가들은 이렇게 의원들의 평가 내용을 공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겸직 제한이나 의정비 인상 잣대도 다시 한번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아쉬웠던 점이 행정안전부가 의회 운영에 대한 지침을 만들어 놓고도, 이를 따르는지는 의회 자율에 맡기고 있는 점이었는데요.
공직자 재산공개처럼 주민들이 의원 겸직 실태나 의정비 현황, 또 의원 평가 지표를 한눈에 보고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입국 뒤 확진 중국인, 격리 거부하고 도주…경찰 추적
- ‘비대면 인증’으로 차 빌린 10대, 횡단보도 덮쳐 보행자 사망
- 두 달여 만의 첫 청문회…경찰청장, “참사 당일 음주” 인정
- 이번엔 리용호 처형설…변화무쌍한 북한 고위직 인사 이유는?
- 택시는 불법인데, 지하철 ‘승차거부’는 괜찮나
- 위니아전자 석 달째 전직원 임금 체불…최소 36억 원
- “‘로미오와 줄리엣’ 촬영은 아동 성학대”…55년 만의 미투 소송
- 새 교육과정에 ‘5.18’ 용어 빠져…“의도적 삭제 아냐”
- [단독] 알펜시아 놓고 ‘양갈래 수사’ 나선 檢…최문순 “불법 없었다”
- “증명사진만 봐라?” 얼굴 감춘 이기영…‘피의자 인권 과보호’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