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포커스M]“환승도 올라갔다 내려갔다 30분"…이동권 외치는 장애인들
【 앵커멘트 】 장애인단체의 시위로 새해에도 불편한 출근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에서의 이동권 제한을 해결해달라는 장애인들의 요구가 정책이나 예산 등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건데요. 장애인들의 이동권 제한, 그들이 요구하는 문제점을 신영빈, 윤현지 기자가 포커스M에서 집중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 2호선 시청역까지는 10분 정도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을지로3가역에서 한 번 갈아타야 하지만, 환승 통로가 있어 3분이면 충분합니다.
똑같은 거리, 장애인에겐 어떨까.
현재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역의 93%가량에서 장애인은 별도 도움 없이 엘리베이터만으로 승강장까지 이동이 가능합니다.
충무로역과 을지로3가역, 시청역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장애인들에겐 그렇게 이동하는 과정도 너무 힘들고 불편합니다.
▶ 스탠딩 : 신영빈 / 기자 - "제가 직접 휠체어를 타고 3호선 충무로역에서 2호선 시청역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체험해보겠습니다."
엘리베이터를 3번 탄 뒤 승강장에 들어섰고
- "어어."
홈에 빠진 휠체어 바퀴 때문에 시민의 도움을 받아 겨우 환승역인 을지로 3가역에 도착했습니다.
비장애인은 환승 통로로 3분이면 시청역으로 가는 2호선 열차를 탈 수 있지만 장애인은 그럴 수 없습니다.
환승역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반대편 승강장으로 갔다가, 또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개찰구로 이동해야 하고,
- "열어 드렸어요." - "네, 감사합니다."
이렇게 힘들게 승강장에 도착했지만,
- "어, 이거 그냥 안 되겠는데요. 휠체어 발판 부르고 탈게요."
2호선으로 갈아타는 데만 30분이 걸렸습니다.
▶ 스탠딩 : 신영빈 / 기자 - "충무로역에서 시청역까지 약 50여 분이 걸렸습니다. 비장애인은 10여 분이면 올 거리를 장애인은 힘겹게 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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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탠딩 : 윤현지 / 기자 - "지하철뿐 아닙니다. 거리에서 쉽게 잡을 수 있는 택시, 장애인에겐 어렵기만 합니다."
장애인 오지영 씨는 외출할 때마다 귀갓길 걱정을 해야 합니다.
언제 배차가 될지 모르는 장애인 콜택시 탓입니다.
▶ 인터뷰 : 오지영 / 장애인 콜택시 이용자 - "지난주에 교수님이랑 만나기로 했는데 (장애인 콜택시를) 4시에 불렀는데 6시까지도 (배차가) 안 돼서 취소됐었거든요. 일상적인 생활이 전혀 안 되는…. 미리 불러놓으면 대중을 할 수가 없으니까 퇴근 전에 오기도 하고 그래요."
올해 기준으로 서울지역 장애인 콜택시는 632대, 배차까지 평균 대기 시간은 39분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배차가 안 돼 취소된 경우를 뺐기 때문에 실제는 더 오래 걸립니다.
▶ 인터뷰(☎) : 홍윤희 / 장애인이동권협동조합 무의 이사장 - "평균 대기 시간은 사실은 중간에 포기한 거는 다 빼고서 얘기를 하는 거니까. 굉장히 오래 걸리고 이게 예측이 불가능하다라는 게 가장 큰 문제…. "
게다가 일반 택시는 다른 지역으로 광역 이동이 가능하지만, 장애인 콜택시는 지자체 내에서만 운행하게끔 돼 있어 다른 지역으로 갈 때는 환승으로 배차 대기 시간이 얼마나 더 오래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사실상 본인이 사는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 인터뷰(☎) : 이동석 /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전동 휠체어나 수동 휠체어 타시는 분들을 위해서 그냥 이용자분들한테 바우처를 드리고 그냥 일반 택시를 이제 이용할 수 있게끔 지원해 드리는…또 필요하다 그러면 더 늘리는 방향으로."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 뒤엔 이동권을 외치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더 많다는 사실, 우리 사회가 알아야 할 숙제입니다.
포커스M 신영빈, 윤현지입니다. [welcome@mbn.co.kr] [hyunz@mbn.co.kr]
영상취재: 김현석 기자· 전현준 VJ·김민승 VJ 영상편집: 이동민·이범성 그래픽: 박경희·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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