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주눅 들지 않아”…그 시절 여성들의 ‘멋’
[앵커]
참혹했던 6·25전쟁이 끝난 뒤 1950~60년대를 살아간 여성들의 일상은 어땠을까요?
암울하고 궁핍하기만 했을 거란 편견을 깨고, 도시 여성들은 꽤나 당당하고 멋스러웠다고 합니다.
그 시절 흑백 사진으로 확인해보시죠.
안다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앉은 두 사람, 서로 모르는 사이입니다.
홀로 책을 보고, 차를 마시고, 무언가를 쳐다보는, 그 시절 다방에서 포착된 여성들의 모습입니다.
레인부츠를 신고 한 손엔 우산, 다른 손엔 손가방을 든 여성.
밍크 코트에 하이힐을 신고 걷는 여성의 표정에선 강인함마저 느껴집니다.
이런 멋쟁이 여성들이 거리를 누비던 그 시절, 한국 광고사진의 대부로 꼽히는 한영수 작가가 1956년부터 1963년까지 서울 명동과 종로 일대에서 포착한 풍경입니다.
[한선정/故 한영수 작가의 딸 : "한국전쟁 이후에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굉장히 당당하고 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이제 기록을 사진으로..."]
사진에는 전쟁으로 황폐해진 도시의 우울함이 아닌, 생기 넘치고, 역동적인 여성들의 일상이 담겼습니다.
여유롭다 못해 태연하고, 환하게 웃고, 때론 무심한 듯한 표정에서 느껴지는 당당함.
나이와 직업, 차림새는 달라도, 같은 시대를 산 이 여성들에게서 작가는 누구에게도 주눅 들지 않는 '멋스러움'을 발견했습니다.
[한선정/한영수문화재단 대표 : "그 시대의 모습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모던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다양성을 부여했다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요. 근대미술사의 모더니즘의 선구자로서..."]
이 인상적인 사진들은 지금은 80~90대가 된 여성들의 가장 화려했던, 그 시절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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