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서 촛불켜고 연습했다”…‘노랑 파랑 옷’ 13세 소녀의 정체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1. 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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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서 서커스대회 열어
러 침공 개최 불투명, 도움의 손길 내밀어
예정보다 늦어졌지만 무대 열기 뜨거워
우크라이나 어린이 서커스단 소녀가 무대에서 서커스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러시아 침공으로 11개월 째 이어지는 전쟁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훈련을 했던 어린이 서커스단이 이웃나라 헝가리로 잠시 무대를 옮겨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 감동을 주고 있다.

헝가리 수도인 부다페스트의 서커스 공연장에는 국제 어린이 서커스 대회가 열렸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매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국제 어린이 서커스 대회 ‘야스크라바 아레나 드니프라’를 개최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러시아 침공으로 자국에서 대회 개최가 여의치 않아 옆 나라인 헝가리 공연장에서 대회를 치르는 것이다.

국제 어린이 서커스 대회는 우크라이나 단체 ‘브라이트 컨트리’가 2010년 시작한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역 뿐 아니라 헝가리, 리투아니아, 독일, 몰도바, 폴란드에서 서커스 꿈나무들이 대거 참가한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를 넘기도록 이어지면서 예년처럼 대회를 열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이 바로 부다페스트 시립 서커스단이었다.

부다페스트 서커스단 관계자는 “서로 살펴주고 도와주는 것이 서커스 예술의 기본 정신”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 헝가리 포스트는 전했다.

비록 해를 넘어 예정보다 늦어졌지만 무대 열기는 뜨거웠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어린이 서커스 참가자들은 수시로 울리는 공습 경보 속에 전기마저 끊긴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촛불을 켜고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주로 6~17세로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하르키우, 드니프로, 오데사, 도네츠크 등 격전지에서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한다.

훌라후프 공연을 선보인 13세 소녀는 “드니프로에서 서커스 연습을 해왔는데 전쟁이 났다”며 “공습 사이렌 속에서도 훈련을 하는 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 소녀는 이번 대회에서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노랑·파랑색의 의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 우승자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 출전자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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