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를 병들게 하는 강경일변도의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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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이라고 평가받는다.
얼마 전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윤석열 대통령이 강경한 발언을 하거나 우리 무인정찰기를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날려 보낸 것 등이 그렇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게임이론에서 '팃포탯(tit for tat)'이라고 부르는 전략이다.
게임이론에서는 이를 '올디'(All-Defect)전략이라고 하는데, 결국 '항상 강경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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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손용진 |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최근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이라고 평가받는다. 얼마 전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윤석열 대통령이 강경한 발언을 하거나 우리 무인정찰기를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날려 보낸 것 등이 그렇다. 사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꼭 나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런 방식의 전략은 양자 간 화해와 협력을 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게임이론에서 ‘팃포탯(tit for tat)'이라고 부르는 전략이다. 흔히 생각하듯 상대에게 그대로 갚아 주는 것은 맞지만, 단순한 보복전략은 아니다. 상대가 강경하게(비협력적으로) 나온다면 나도 강경하게 대응하지만, 상대가 유화적(협력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도 상대에게 협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팃포탯의 성패를 가름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상대에 강경한 것은 쉬울 수 있지만, 유화적·협력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굴복으로 비칠까 봐 오히려 어려울 수 있다. 역대 보수정권은 북한이 드물게 유화적일 때, 보통은 ‘평화공세'라고 경계하며 그에 제대로 호응하지 않았다.
상대의 유화책을 유화책으로 받지 않으면, 이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니다. ‘눈에도 눈, 이에도 눈’이다. 게임이론에서는 이를 ‘올디’(All-Defect)전략이라고 하는데, 결국 ‘항상 강경책'이다. 올디에는 올디로밖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올디의 결과는 치킨게임이다. 윤 정부의 대북정책이 올디가 아닌 제대로 된 팃포탯이 되기를 바란다.
한편 올디는 국제관계만이 아닌 국내에서도 여러 집단이 보이는 행동양식이다. 윤석열 청와대가 야당과 협치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거나, 노동계 등에 보이는 강경한 모습 등이 그렇다. 반대로 그 상대편에서 부적절하거나 과도하게 조롱을 쏟아내는 야당의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사회 여러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이유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야당과 언론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여당 견제, 권력 감시라는 인식이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미명 아래 야당과 (진보)언론의 행동양식이 올디에 가까운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언론계에서는 언론의 이런 속성이 ‘부정 편향성'이라는 말로 설명되기도 했다. 가령 최근 정부가 제기한 노동 관련 개편안의 경우, 물론 여러 문제와 한계가 있지만,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를 위해서는 논의를 해볼 만한 사안임에도 진보언론은 비판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디의 문제는 국내에서도 다르지 않다. 결국 종착지가 치킨게임이라는 것이다. 물론 야당이 반대만 하고 언론이 비판만 해도, 정부와 여당은 야당과 협력을 추구해야 하고 언론의 비판을 경청하는 게 맞다. 하지만 야당과 진보언론도 자신들의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치킨게임과 극한갈등을 피하기 위해 전략을 팃포탯으로 바꿔야 한다. 어느 한쪽이 올디를 사용할 때 올디로밖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먼저 자세를 바꿔야 하는 것은 역시 대통령과 여당이다. 반복하지만 팃포탯은 보복전략이 아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똑같이 되갚는' 전략이어서 맨 처음의 행동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협력으로 시작했다면 협력이 반복되고, 강경책으로 시작하면 치킨게임이 계속된다. 그래서 팃포탯은 “내가 우선 협력하고, 그다음에는 똑같이 되갚으라”고 한다. 대통령은 노동개혁을 말하며 ‘노조부패 척결’을 언급했다. 처음부터 팃포탯도 아니었던 셈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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