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또 경찰 기망?… '이틀째' 동거녀 시신 수색 허탕

이기영이 번복한 진술에 따라 경찰이 경기 파주시 공릉천 일대를 중장비를 동원해 파헤쳤다. 하지만 시신은 이틀째 발견되지 않았다. 사진은 4일 오전 경기일산동부경찰서를 나와 경기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원으로 송치되는 이기영. /사진=임한별 기자

경찰이 이틀째 이기영이 살해한 전 동거녀의 시신을 찾는데 실패했다. 이에 이기영이 또 다시 경찰 수사를 기망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4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경기 파주시 공릉천과 그 일대 수색에 나선 경찰은 굴삭기와 보트 등을 동원했지만 허탕이었다.

이미 한 번 시신의 행방에 대한 진술을 번복한 이기영은 지난 3일 경찰의 계속되는 추궁에 약도까지 그려주며 상세 지점을 알렸다. 하지만 수색견과 굴삭기 등을 동원해도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이기영이 또 다시 거짓진술로 경찰을 기망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이기영은 빡빡 우기면서 거짓말을 당당하게 한다"며 "확인해 보면 다 거짓말이었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이번엔 구체적으로 진술했기 때문에 가용 인력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며 "파보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기영은 지난달 20일 밤 11시쯤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내고 60대 택시기사를 경기 파주시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후 시신을 옷장에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 8월 현 거주지 명의자인 전 동거녀를 살해한 후 공릉천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다만 이기영이 지난 3일 시신을 공릉천 인근 땅에 묻었다고 진술을 번복해 경찰이 일대를 수색 중이다.

이날 오전 9시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를 나온 이기영은 경기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으로 이송됐다. 그는 두꺼운 패딩을 입고 경찰서 현관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살인해서 죄송하다" "추가 피해자는 없다"고 답했다. 마스크와 패딩 모자를 덮어 쓴 이기영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이기영에게 마스크를 쓰지 말 것을 권고했지만 이기영은 얼굴 공개를 끝까지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얼굴과 범죄 사실이 알려지면 가족과 지인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기영에게 얼굴 공개에 대한 의향을 물어봤지만 강하게 거부해 공개할 수가 없었다"며 "피의자가 거부하면 경찰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송혜남 기자 mike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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