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쇼크'에도 날아오른 코스피…"반등 올라타기엔 아직"
"삼성전자·하이닉스 '7할' 견인…공급정책 영향 커"
겹호재에도 아직 신중해야…실적 추정치 하향세
코스피 매크로 이슈 여전…업종별 차별화 대응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코스피가 ‘테슬라 쇼크’에도 새해 들어 처음으로 상승 마감했다. 2차전지주 약세 속 반도체 업종을 등에 업고 날아올랐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가 지수를 끌어올렸고, SK하이닉스(000660) 역시 급등하며 ‘8만닉스’와 코스피 시가총액 3위를 동시에 되찾았다.
반도체 업종의 설비 투자 축소가 예상된다는 외국계 투자의견과 함께 국내에서는 정부의 세액공제 확대 기대감에 추가 상승폭을 키웠다는 평이다. 증권가는 지난해 조정 폭이 워낙 커 단기적으로 반등 여력이 있긴 하지만, 거시경제 먹구름이 여전하고 실적 추가 하향 조정 우려가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길 권고했다.
코스피, 닷새만 반등…반도체·2차전지株 ‘희비’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37.30포인트(1.68%) 오른 2255.98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사자’ 속에 5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가 3%대 가장 큰 폭 상승하면서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렸다.
간밤 테슬라 폭락 여파에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던 2차전지주는 반도체 업종 강세에 따라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간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인도량이 목표치에 미달하고, 실적 우려가 번지면서 12% 폭락했다. 지난해 1월보다 70% 넘게 내린 수준이다. 그럼에도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0.57% 상승했다. 시총상위주 전반이 올랐지만, 삼성SDI(006400)는 0.33%, SK이노베이션(096770)은 0.66% 하락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4.33%)와 SK하이닉스(000660)(+7.14%)가 이날 지수 상승에 ‘7할’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외국인 순매수 상위 1위(1770억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상승폭에 대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여도는 70% 수준으로 집계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종이 유독 강세를 보인 배경으로 증권가는 대체로 외국계 증권사의 투자의견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 외 다양한 호재가 맞물렸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가파른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 공급 정책 수정 가능성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숏커버링 유입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정보기술(IT) 재고 조정 기대감 △정부의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상향 등 다수의 재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반도체 등 세제 지원 강화 방안은 추가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세액 공제 지원 확대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순이익이 증가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주가 상승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간 삼성전자를 팔아치운 외국인과 기관의 ‘빈집털이’ 효과가 나타났다는 의견도 따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나 기관들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반도체 업종을 많이 비워뒀고, 관련 뉴스에 빈집을 채우면서 주가 상승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코스피가 강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이날 지수를 견인한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도 추가 실적 하향 조정 우려가 여전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28조7742억원으로 1개월 전(33조6985억원)과 3개월 전(41조5735억원) 대비 각각 14.6%, 30.79%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남 연구원은 “설비투자를 줄이면 공급이 줄고, 장기적으로 2024년 이후 재고도 줄면서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하지만 재고가 워낙 많이 현재 예상되는 설비투자 규모로는 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2010년 이후 두 분기 연속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적이 없었는데 지난해 4분기와 올해 2분기까지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지난해 내내 조정을 받아 단기적으로 반등 여력이 있지만, 업황 개선 시점이 예상보다 더 늦게 올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는 6일 예정된 삼성전자 잠정 실적발표를 유의하란 의견도 제시된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공급 정책 변화 가능성에 크게 반등한 점을 가만하면, 이번 주 실적 발표에서 공급 정책 변화 신호가 있어야 반도체가 주도하는 반등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역사적 밴드 하단에 다시 도달하면서 2150선을 하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거시경제와 실적 둔화 불확실성이 여전해 업종별 차별화 장세에 대응해야 한다”며 “2차전지 관련주는 하락폭이 워낙 컸던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져 1월 대응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불법촬영' 항소했다 구속…경찰대 출신 '고시3관왕', 징역 확정
- "친자가 아니란 걸 이혼 후에야 알게됐습니다"[사랑과전쟁]
- “15세때 누드촬영 강요” 올리비아 핫세, 6400억원 소송 걸었다
- '규제 완화, 주택 매수?' 질문에 원희룡 "기자님이면 사겠나"
- 중국발 코로나 확진 '속속'…방역당국은 '우왕좌왕', 시민들은 '불안'
- 윤희근 경찰청장 “이태원 참사 때 술 마셨다, 주말 저녁인데…”
- 포승줄 묶인 이기영 "살해한 동거녀 땅에"..얼굴 가리기 급급
- [단독]초대형 걸그룹 뜬다…트리플에스, 2월 '10인조 데뷔' 확정
- '정후아빠' 이종범 LG 코치, 1군 주루·외야수비 코치로 이동
- 이기영 "마지막으로 진실 얘기하겠다"...왜 시신 유기장소 번복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