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B.1.5 변이, ‘개량백신’도 무소용?…결국 ‘또’ 걸려야 하나

임태균 2023. 1. 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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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과 보스턴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XBB.1.5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이미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XBB.1.5는 백신과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미국에서 ‘백신이 소용없는 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XBB.1.5가 12월8일 국내에서 첫 확인됐으며, 지금까지 국내 6명, 해외유입 7명 등 총 13명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XBB.1.5는 2022년 10월초 유입된 XBB 변이 하위계통으로 관리돼 지금까지 통계에 별도로 집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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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B 변이는 무엇?=WHO(세계보건기구) 기술자문그룹(TAG-VE)에 따르면 XBB 변이는 흔히 ‘켄타우로스 변이’로 불리는 BA.2.75 바이러스와 BA.2.10.1 바이러스가 재조합돼 변이를 일으킨 바이러스다.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이 지난해 10월4일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XBB 변이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을 일으키는 SARS-CoV-1 바이러스보다도 인체 내 결합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연구팀의 실험 당시 여러 종류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가운데 독보적으로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항체면역과 백신면역을 회피하는 성향이 강해 코로나19 재감염을 주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이후 XBB 변이는 인도와 싱가포르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주류를 이루며 우세종으로 떠올랐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과 유럽은 BQ.1 계통이 우세종을 유지해왔다. 다시 말해 아시아는 XBB, 서양은 BQ로 양분된 상태였다.

◆미국에서의 급속한 확산 이유는? 미국에도 XBB 변이는 초기 때부터 유입됐으나 우세종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XBB.1.5는 BQ 계통을 대체하고 한달 동안 검출률이 4%에서 40% 이상으로 증가했다.

미국에서 XBB.1.5가 확산된 이유는 간단하다. 전염성이 훨씬 높아서다. XBB.1.5는 기존 XBB 변이에서 F486P와 N1023S 변이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기존 XBB 변이나 미국의 우세종이던 BQ1.1 변이보다 전염성이 2배 이상 높아졌고, BQ 계통을 밀어내고 우세종에 올랐다.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은 XBB 하위변이가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하나인 이부실드와 개량 백신 등에 대한 저항력까지 갖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셀(Cell)’을 통해 “XBB 하위변이는 오미크론용 백신 부스터샷에 강한 저항력을 갖춰 위협적이다”며 “XBB와 같은 변이의 확산은 감염자와 코로나19 재감염자 급증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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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 등 다수의 미국 매체에서 XBB.1.5를 ‘백신이 소용없는 변이’ 등으로 부르는 이유는 이런 배경에서다. 공식적인 코로나19 확진자만 1억명 이상인 미국에서 XBB.1.5가 급속히 확산하는 상황도 면역을 회피하고 재감염성이 높다는 반증이다.

◆국내는? 국내 방역당국은 XBB.1.5 변이를 주시하면서도 개량백신 접종을 더욱 독려하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XBB.1.5의 상위계통인 XBB와 XBB.1은 항바이러스제에 대해 여전히 동등한 유효성을 보이고 BA.5 포함 개량백신에도 기존 오미크론보다는 다소 감소하지만 여전히 유효한 중화능을 보인다”며 “그 하위계통인 XBB.1.5도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에 유사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에서 XBB.1.5가 유행했지만, 사망률과 중증화율 증가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백신이 사망률과 중증화율을 낮춰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은 감염을 아예 막는 역할이 아니다. 중증으로 가는 걸 막기 위한 것”이라며 “자세한 데이터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XBB.1.5가 면역회피 능력이 있어도 백신이 위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보다는 치료제 처방 등 다른 방안을 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변이를 거듭할수록 백신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백신이 변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백신보다는 고위험군 위주로 치료제를 적기에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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