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에 밀리는 배터리, 방심하다 주도권 뺏긴 LCD꼴 되지 말아야

2023. 1. 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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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가 세계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에게 밀리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글로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9.7% 증가했다.

이로써 중국업체들은 세계시장의 55% 이상을 석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업체에 계속 밀리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체들을 보면 LCD꼴이 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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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가 세계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에게 밀리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글로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9.7%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은 12.3%로 전년 동기 대비 7.3%포인트 하락, 세계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5·6위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이에따라 세계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30.5%에서 23.1%로 급락했다. 반면 중국업체들은 쾌속 운행중이다. CATL과 비야디(BYD)는 나란히 세계 1·2위를 차지했다. CATL의 배터리 사용량은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점유율 37.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4.9%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BYD는 13.6%의 점유율로 LG에너지솔루션을 따라잡았다. 10위권에 든 궈시안, 신왕다 등 다른 중국업체들도 모두 두 배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이로써 중국업체들은 세계시장의 55% 이상을 석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업체들은 강력한 내수, 파격적인 정부지원, 파상적 물량·가격 공세 등을 무기로 한국기업들을 빠르게 추월하고 있다. 우리 업체들은 중국의 맹추격에 제대로 저항도 해보지도 못하고 밀려나는 상황이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이 대표적인 사례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2004년초 세계 1위에 오른 이후 'LCD 신화'를 써왔다. 하지만 BOE를 필두로 한 중국의 맹렬한 추격에 밀려 시장지배력이 급속도로 무너졌다. LG와 삼성 모두 TV용 중대형 LCD사업에서 철수했다. 모바일 및 산업용 소형제품군을 제외하곤 중국에 시장을 거의 다 내준 상태다. 한때 전 세계를 호령하던 한국의 LCD 패널 사업은 정부를 등에 업은 중국에 백기를 들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중국업체에 계속 밀리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체들을 보면 LCD꼴이 날지도 모를 일이다. 갈수록 한국 배터리의 힘이 빠진다면 중국에게 덜미를 잡히는 일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방심하다 중국에게 주도권을 완전히 뺏긴 LCD꼴이 될 수는 없다. 리튬이온배터리를 넘어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이뤄내야 하고, 시장전략도 새로 짜야할 때다. 정부의 체계적·획기적 지원도 필요하다. 연구개발(R&D)과 인력 양성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절실하다.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지원은 당연하다. 아직 시간은 있다. 범국가적 차원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중국의 파상공세를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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