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지각 팬데믹` 중국 시민들, 감염자 폭증에 아우성
중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화장장 등 장례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마비상태가 되고 있다고 4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통계 발표 중단에 따라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지만, 급속한 감염에 따른 사망자 급증으로 이미 감당할 수준을 넘었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중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2억에서 인구의 20% 가량인 3억 명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감염자가 급증하자 중국발 새로운 감염 파동이 일어나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 면역 회피력이 높아진 코로나19 신종 변이 유입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우려는 증폭되고 있습니다.
중국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항저우 질병통제센터가 최근 일주일간 현지 코로나19 감염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 내 지배종인 BA.5.2와 BF.7 바이러스가 각각 54.17%. 45.83%로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XBB와 BQ.1, BQ.1.19 등 신종 변이도 확인됐습니다.
상하이 교통대 의과대학 부속 루이진 병원의 천싸이쥐안 교수팀과 상하이 공중위생임상센터 판샤오훙 연구팀도 지난달 31일 "상하이에서 XBB 변이가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상하이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25명이 XBB 변이에 감염됐고, 이 중 3명은 XBB.1.5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감염자 추산과 변이 파급은 감염 사망자가 급증하는 데서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한 장례식 참석자를 인용해 상하이 룽화 화장시설의 경우 평소 가능한 수준보다 5배 많은 하루 500구 이상의 시신을 화장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화장을 속전속결로 해야 하다보니 격식을 갖춘 이별 의식은 온데간데없고 쫓기듯 화장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선 공동 화장도 해야 하는 탓에 고인과 유족의 존엄성이 박탈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화장시설의 직원은 "지금 전체 시스템이 마비됐다"며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상황을 전했다고 합니다.
지난달 7일 중국 당국이 완강하던 기존의 '제로 코로나' 조처를 대거 완화한 10개 조치들을 갑작스레 발표함으로써 중국은 준비 없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습니다. 중국 내 전문가들과 지방 정부가 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각 지역의 코로나 확진 상황을 발표하는 상황을 짚어보면, 지난달 7일 이후 3주 만에 중국 각 성과 대도시 인구의 50∼90%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영국 정보분석업체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하루 9000명 정도로 추산되며, 수억 명의 이동이 예상되는 이달 22일 춘제(春節·음력설)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감염 증가가 예상돼 사망자 수는 더 치솟을 전망입니다.
블룸버그는 "이미 주요 도시의 화장·장례 식장은 포화 상태에 도달했으나, 전문가들이 아직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았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화장·장례시설을 확보하지 못한 유족들이 야산과 빈 밭을 찾아 매장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국 법에 따르면 전염병인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경우 시신을 집에 둘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부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萬科)그룹의 부총재를 지냈고 공유오피스 사업체인 유코뮨을 운영했던 마오다칭은 가족의 장례를 치르면서 화장시설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고 실토했습니다. 그는 위챗 공개 계정에 "화장과 매장의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했다"면서 "이게 바로 베이징의 현 상태"라고 토로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책 브레인으로 통하는 후안강 칭화대 교수도 최근 장인상을 치르면서 구급차부터 화장·장례시설을 확보하려고 고군분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비용도 큰 문제입니다. 화장·장례 시설은 한정돼 있고, 사망자가 폭주하는 가운데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블룸버그는 평소 같으면 몇 천 위안이면 가능했던 화장 비용이 사흘 이내 처리 시 6만8000위안(약 1250만원)에서 당일 처리 시 8만8000위안(1620만원)을 요구한다는 대답을 들었다는 한 유족의 얘기를 전했습니다. 이런 터무니없는 고가를 치르지 않으면 한 달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화장시설 직원의 말을 듣고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처럼 치솟는 장례비용이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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