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각 막힌 나경원 '출마할 결심'?…'수도권 출마론' 놓고 공방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 개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죠.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돌았던 '장관 차출설'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내심 입각을 원하는 듯 했던,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당대표 도전 결심에도 영향이 있을 거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울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새해가 되면, 기분 좋은 덕담을 주고 받곤 하죠. 요즘 여권에선 이 분이 남긴 '미묘한 덕담'이 화제입니다. 최근에 특별사면을 받은 MB입니다. 어제(3일) 권성동 의원이 친이계 인사들과 함께 논현동 자택을 찾아 새해 인사를 했다고 하는데요. 권 의원에게 "국회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해야한다"는 덕담을 건넸다고 합니다. 전당대회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권 의원! 당 대표와 연관짓는 해석이 뒷따를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MB가 시그널을 준 당권주자가 한 명 더 있습니다. 김기현 의원인데요. 지난 성탄절을 맞아, MB가 입원 중이던 서울대병원을 찾았었죠.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또다시 자택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MB는 김 의원에게 "통합과 연대 측면에서 적임자"라며 격려를 해줬다고 하는데요. 이 역시 당 대표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국회에서 큰 역할이냐? 통합과 연대의 적임자냐? MB의 마음, 과연 누구에게 실린 걸까요. 옛 친이계 당원들의 표심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기엔 메시지가 미묘합니다. MB의 덕담을 놓고, 양측의 해몽 싸움이 치열할 듯싶습니다.
두 사람은 이른바 '윤심'을 놓고도 경쟁을 벌이고 있죠.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8일) : 자기는 죽여도 대통령을 살리고 우리 당을 살리는 모습, 자기는 그림자처럼 뒤에서 뒷바라지하는 모습으로 해야 한다, 이런 얘기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당 지도부가 구성됐으면 좋겠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8일) : 우리 의원들이 주저주저할 때 제가 제일 앞장서서 가서 윤석열 대통령 만났고, 예선 캠프, 본선 캠프 제가 다 꾸리고 제가 다 심부름했습니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실패하면은 정치인 권성동도 실패한 인생이 되는 겁니다.]
무려 두번에 걸친 관저 면접을 통과한 김 의원이냐? 아니면 원조 윤핵관으로 통하는 권 의원이냐? 윤심의 향배를 놓고 해석이 분분한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무슨 윤핵관이 있고, 윤심이 있겠냐"며 윤심 논란에 일단 선을 그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윤심은 없다고 했지만, 당원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겠죠. 사실 윤심은 나에게 있다! 아전인수식 해석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의 윤심 경쟁이 미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이번 전당대회! 결선투표제가 새롭게 도입되면서 후보들 사이의 '연대'가 화두로 떠올랐죠? '사랑의 작대기'가 엇갈리며, 뜻하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권성동 의원이) 김기현 의원하고 합친다고 하면은 '그래, 뭐 그럴 줄 알았어'가 되는데, 다른 사람하고 만약에 합친다면. {안철수, 나경원…} 그런다면 이게 '대통령의 뜻은 뭐지, 진짜 중립인가' {김장연대에 맞서는, 예를 들어서 안권, 나권연대 이러면 이제 복잡해지는 거죠.}]
윤 대통령은 이른바 '장관 차출설'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가지치기를 했죠. "연초 개각은 없다"고 못을 박았는데요. 입길에 오르내리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본인의 입장을 분명히했습니다.
[원희룡/국토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당대표 차출설이 연말에 계속 돌았어요.} 얘기하는 건 자유입니다만은 저는 거기에 단 1도 관심이나 신경을 쓸 여력이 없습니다. {단 1의 가능성도, 1%의 가능성도 없는 얘기군요.} 1초의 시간도 거기에 기울일 여력이 없습니다.]
문이 닫힌 연초 개각 가능성! 전대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선택에도 영향을 줄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김규완/CBS 논설위원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나경원 대표가 대표 경선에 등판할 것이냐 아니냐는 개각하고도 맞물려 있어요. 나경원 대표가 문광부 장관을 하고 싶어 하시잖아요. 개각을 하지 않겠다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나경원 원내대표의 입지도 별로 없는 거죠.]
원외에 머물고 있는 나 부위원장! '저출산'과 '기후'란 중요 어젠다를 맡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비상근직이죠. 더욱이 당원들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입각 길이 막힌 이상, 대표직에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출마할 마음은 굴뚝같은데 방금 말씀하셨다시피 전 의원이나 전 대표가 아니고 부위원장이잖아요. 임명권자인 대통령께 어떤 형태로든 말씀을 드릴 상황이잖아요. 그런 절차가 필요하지 않을까…]
나 부위원장도 용산의 기류를 살피고 있는 듯한데요.
[나경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대통령께서 업무를, 저한테 인구문제 업무를 맡기셨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말씀을 또 나눠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윤 대통령이 관저로 좀 불러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부위원장 만큼,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이 큰 분이 있죠. 바로 유승민 전 의원인데요. 유 전 의원과 비교적 가까운 당내 인사들의 입에서도 결심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 2일) : 결선 투표 2등 안에는 못 들어갈 수 있거든요. 출마하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또 결승에도 못 올라가는 리스크도 있기 때문에 상당히 아무튼 힘드실 것 같습니다.]
유 전 의원도 가족들이 출마에 반대한다며 고심을 드러냈는데요.
[유승민/전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2일) : 아빠 떨어뜨리려고 그렇게 전당대회 룰까지 바꾸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는데 그거 왜 그렇게 좀 이렇게 초연하게 다른 보람이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친윤계에선 가족은 핑계라면서, 결국 출마하지 않을 거란 전망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가족의 핑계까지 서서히 나오는 것 보니까 앞으로 시간 좀 많을 것 같은데, 선거에 떨어지고 나면 제일 갈 수 있는 데가 산티아고입니다. 저처럼 산티아고 순례길을 한번 가셔서 마음을 다잡고 오시면 또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당 대표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당권주자들 사이에 본격적인 정쟁도 시작이 됐죠. 윤상현 의원이 '당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론'을 꺼내들며 김기현 의원을 정조준했는데요. 이른바 '김장연대' 결국은 확장성이 없는 'PK연대'일 뿐이다, 공격에 나선 겁니다.
김 의원은 발끈하고 나섰는데요. 당대표의 수도권 출마 여부와 당의 승리는 무관하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지난 총선 당시 상황을 소환했는데요. 황교안 전 대표가 종로에 출마했지만, 우리 당은 궤멸 수준의 참패를 당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김 의원의 정치적 파트너죠? 장제원 의원도 반격에 가세했는데요. "지역구민을 무시한 패륜적 발언이고, 허장성세다" 직격을 했습니다.
장 의원의 패륜 공세! 윤상현 의원은 무지개 반사로 맞섰습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냐며 2012년 총선 당시 장 의원이 썼던 트위터 글을 상기시켜줬는데요. "한나라당 중진 선배님들 뭐하십니까? 아무도 적진에 뛰어드시질 않으십니까? 그냥 국회의원 한 번 더 하시려면 자신의 지역구에 나가십시오. 역시 한나라당은 통탄합니다"라고 적었었다는 겁니다. 소장파가 이젠 꼰대가 됐다! 꼬집기도 했습니다.
당시 장 의원의 주장, 제가 다시 한번 살펴봤는데요. 라디오 인터뷰에선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지역구까지 구체적으로 추천을 했었습니다.
[장제원/당시 한나라당 의원 (출처 :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2012년 1월 17일) 음성대역) : 지금 제일 중심에 서 있는 분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아니겠습니까? 종로라든지 그런 데에서, 상징성이 있는 지역구에 가셔서 한번 한나라 바람을 전체를 불러일으키는 게 좋지 않겠나.]
윤 의원의 수도권 출마 제안! 영남권 정치인들도 조금 듣기 불편했나 봅니다. 영남에선 공천은 곧 당선이란 시각이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건데요. 김재원 전 최고위원! 영남권 자존심을 긁지마라며, 그렇게 수도권이 중요하면 왜 구미에서 출마 선언을 하느냐, 따져 물었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경상북도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 앞에서 출마선언을 해요. 아니, 도대체 서울 수도권에 중점을 두시려면 광화문 네거리에서 하시지, 왜 또 구미시 상모동까지 오셔가지고 출마선언을 거기서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한마디로 '이율배반'적이라는 건데요. 지방 의원들에게만 지역구를 옮기라는 것도 불공정하다는 겁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그냥 지역구가, 나는 수도권에 있는 분이 '수도권에 출마해라' 이러면 자기는 변화가 없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거니까 조금 불공정한 이야기…]
나름 일리가 있는 지적인 듯합니다. 그럼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당권주자들도 함께 지역구를 옮기는 건 어떨까요? 수도권에서도 험지로 꼽히는 '인천 계양을' 같은 곳으로 말입니다. 지난해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과정에서 실제로 나온 아이디어이기도 하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김기현 의원의 입에서 말입니다.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김 의원의 말로 마무리합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해 5월 3일) : 안철수 대표 같으신 분, 이런 분들은 큰 지도자로서 역할을 좀 해주시면 좋겠다. 그러니까 우리 당의 지지를 좀 더 외연을 확장하고 그리고 중도를 넓히기 위해서 험지 같은 곳에 나가서 출마해서 이겨주시면 얼마나 좋겠느냐, {분당갑이 아니라.}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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