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트·런지 하면 코인이 우수수?"…'파이트 아웃', M2E 판 흔들까
걷거나 뛰어 도보 수를 채우면 토큰으로 보상받던 M2E(Move to Earn) 판도가 변하고 있다. 고가의 NFT(대체불가토큰) 운동화가 필요한 기존 방식이 아닌 운동량에 초점을 맞춰 진입장벽을 낮추는 새 M2E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다만, 특정 행위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는 단순한 구조인 X2E 특성상 프로젝트 생태계의 추가적인 가치 창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와 M2E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프로젝트 '파이트 아웃'(Fight Out)은 가상자산 $FGHT 사전 판매 시작 약 3주 만에 250만달러(약 32억원)를 끌어모았다. 오는 3월까지 사전 판매되는 FGHT 토큰 가격은 0.0166USDT(약 21원)다. 파이트 아웃 프로젝트팀은 올해 1분기 거래소 상장을 완료하는 한편, 실물 체육관을 개관해 프로그램을 연계한다는 입장이다. 2분기에는 파이트 아웃 앱을 출시하고 4분기까지 멤버십 NFT 출시 등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파이트 아웃은 이용자의 운동량에 따라 디지털 아바타가 성장하고 이에 따른 보상을 토큰으로 지급받는 구조다. NFT 운동화를 신고 걷거나 뛰어 보상받던 기존 M2E 방식과는 차별화된 것이다. 메타버스 상 디지털 아바타의 근력 등 구체적인 활동을 측정해 보상을 지급한다.
이용자 운동량은 개인 목표와 능력치에 따라 설정되며, 진행 상황 및 성취도 등 데이터는 아바타 속성에 반영된다. 자신의 운동능력에 맞게 집이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면 가상자산을 얻게 되는 셈이다. 생태계 내 가상자산은 일종의 거버넌스 토큰인 FGHT와 이용자들이 보상으로 지급받는 인앱(In-App) 화폐 REPS 토큰으로 구분된다. 프로젝트팀에 따르면 총 100억개 공급되는 FGHT 토큰 중 60%가 사전 판매되고, 30%는 이용자 보상 및 프로젝트 성장 투자, 10%는 거래소 상장 관련 유동성에 활용된다.
새 M2E 프로젝트로 파이트 아웃이 주목받는 이유는 낮은 진입장벽 때문이다. 지난해 열풍을 일으킨 호주 M2E 프로젝트 '스테픈'(Stepn)이나 동일한 방식의 국내 M2E '슈퍼워크' 등은 모두 NFT 운동화를 구매해야만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운동화 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코인 보상을 얻는 만큼, 이용자 입장에선 더 비싼 운동화를 구매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블록체인 업계에선 유사한 방식의 기존 M2E 프로젝트 형태가 변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X2E 뼈대에 따라 P2E 다음으로 성과를 보이는 것이 M2E"라며 "파이트 아웃은 스테픈 등 주요 M2E 프로젝트가 가진 러닝이나 워킹 방식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독특하면서도 다양한 운동 활동이 가능하단 점에서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의 X2E 구조상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프로젝트가 부족한 만큼 파이트 아웃의 성공 가능성이 미지수란 의견도 있다. 예컨대 이용자의 특정 행위의 수준과 양에 따라 생태계 내 '엑스퍼트'(전문가) 대우를 부여하는 것도 부가가치 창출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 프로젝트는 '토큰 보상'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단순한 구조다.
김동환 블리츠랩스 이사는 "파이트 아웃이 다른 M2E 프로젝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들이 접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오히려 접근이 쉬울수록 부가가치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며 "이는 X2E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한계"라고 짚었다.
김 이사는 "급하게 토큰을 찍어내기보다는 커뮤니티를 먼저 활성화하고, 이용자가 활동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며 "현재 M2E 프로젝트는 업계를 홍보하는 '크립토 전도사'로서는 좋은 모델이지만 투자할 만한 가치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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