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글로벌지수 '와르르'… ELS發 유동성 위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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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수조원이 원금손실구간(녹인 배리어)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지난해 10월 5000 아래로 떨어지면서 함께 묶인 ELS 상품도 대거 손실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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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규모 석달새 50배 급증 등
증권사 수익 줄며 유동성 부담
저점 판단 발행량 키운 게 화근
연초 이후 글로벌 주요지수가 줄곧 하락세를 보인 데다 지난해 10월 말 같이 묶인 H지수가 5000 밑으로 떨어지면서 상당수의 ELS가 무더기로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결과다. 글로벌 주요 지수가 떨어지자 저점 매수의 기회라 판단해 발행량을 늘렸던 증권사도 리스크를 키우는데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ELS 5兆 손실구간…석달새 50배↑
4일 채권평가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S&P 연계 ELS 가운데 1244개 상품, 5조2172억원 규모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했다. S&P 연계 녹인형 ELS 잔액(16조2528억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S&P500지수는 지난해 1월 7일 4818.62(장중 기준)까지 올랐으나 같은해 10월 13일에는 3491.58까지 떨어졌다. 그해 9월 26일 S&P 연계 ELS 녹인 배리어 터치 규모는 1043억원이었다. 그러나 석 달 만에 손실 규모가 50배 넘게 늘었다.
H지수 연계 ELS 상품에선 5조7357억원어치가, 유로스톡스50은 4조766억원어치가, 코스피200은 1조2434억원어치가 원금손실 구간에 놓였다.
지수가 하락하면서 저점으로 판단한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연계 ELS 발행하며 투자자를 모은 것도 리스크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지난해 10월 5000 아래로 떨어지면서 함께 묶인 ELS 상품도 대거 손실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P500지수는 유로스톡스50지수, H지수, 코스피200지수 등과 함께 ELS의 주요 연계종목으로 묶여 있다. 보통 3개의 지수를 묶어 발행하는데 이들 중 한 종목의 가격이 떨어져도 ELS는 녹인구간에 진입하는 구조다.
■테슬라 공포까지 더한 ELS 시장
주식형 ELS 중에선 테슬라 연계 ELS 투자자들의 손실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11.41%를 하락하면서 1700억원 규모가 추가로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섰다. 기존 약 2700억원 손실분까지 더하면 약 4500억원 규모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셈이다.
문제는 해가 바뀐 후에도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진행형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12.24% 급락했다. 이에 원금손실구간에 들어서는 테슬라 관련 ELS 규모가 더 불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ELS는 계약만기일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고금리의 이자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지수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경우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ELS를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만기가 되더라도 원금손실이 날 우려가 크다.
증권사들은 ELS발 유동성 리스크가 우려된다. 기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관련 리스크에 ELS 유동성 부담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ELS는 대표적인 증권사 자금조달 핵심 창구로 꼽힌다. ELS 발행액이 줄어들면 증권사들의 ELS 관련 수익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증권사들의 ELS 조기상환이 지연되면서 증권사들은 지속적인 헤지비용 부담하게 됐다. 신규 ELS 발행이 중단되면서 판매수익도 줄었다. 증권사들은 증거금 대응을 위한 유동성 추가 확보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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