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그린피 '하락'?.. 주말 18만 원 웃돌아 "아직 멀었다"
강원·전라 등 5% 안팎 올라.. 제주, 주말 요금 전국 최고
골프 수요 이탈, 대중형 지정 변수.. "하락 추이 지켜봐야"
정책 영향 '제한적'.. 권역별 분류 등 보완 대책 뒤따라야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골프장 그린피(코스 이용료)가 새해 들어 첫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코로나 이전 시기와 비교하면 아직 요금 수준이 높지만, 조금씩 낙폭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제주는 전국 1위 주말 그린피 수준을 이어가는데다, 지역별 편차도 여전해 이용객들이 그린피 부담을 덜어내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 차원의 대중형 골프장 지정도 당장 약효를 발휘할 상황이 아닌데다가, 대내·외 변수를 감안할 때 넘어야할 장벽이 적잖은 탓입니다.
■ 2020년 대비 50~60%이상 올라.. 1월 들어 '주춤'
골프장 그린피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내 최대 골프 부킹 플랫폼 XGOLF가 오늘(4일) 발표한, 2019년부터 올들어 새해까지 최근 5년간 1월 그린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1월 그린피가 첫 하락세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본격적인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20년 1월 전국 골프장 그린피 평균 가격이 주중 7만6,000원, 주말 9만6,000원으로, 이후 골프장업계가 이른바 ‘코로나 특수’로 내장객이 몰리면서 2022년 1월만 해도 그린피 평균이 주중 12만2,000원, 주말 14만9,000원으로 2020년보다 2년 만에 주중 61.2%, 주말 54.2%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올라가던 그린피가 새해 들어 고개를 숙였습니다.
1월 전국 그린피 평균이 주중 11만4,000원, 주말 14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주중 6.5%, 주말은 2% 하락했습니다.
■ 지역별 편차 여전.. 제주 전국 1위 "주말 18만 원 후반"
이는 각 골프장 홈페이지 내 고지 요금에 근거한 것으로, 전국 평균으로 봤을 때 그린피는 내려간 것으로 보이는데 지역별로 편차를 보였습니다.
강원도만 해도 주중요금은 내렸지만(-6.4%), 주말 요금이 4.4% 올랐고 전라도는 주중 0.8%, 주말 1.8%로 소폭이지만 둘 다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제주만 해도 주중요금은 하락(-7.2%)한 반면, 주말 요금이 4.4%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내려갔다는 주중요금도 14만5,245원입니다.
더구나 1월 제주 주말 그린피는 18만7,000원으로 전국 골프장에서 가장 높은데다, 전년(17만9,356원)보다 올랐고 전국 평균(14만6,000원)에 비해선 무려 23%나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 "올 상반기부터 점차 내릴 것" .. 골프 요금 공개 등 계속
이같은 전반적인 그린피 상승 폭은 그나마 지난해는 물론 그 이전 해의 급격한 상승세보다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올 상반기부터는 전국 그린피가 점차 내려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XGOLF 측은 이와 관련해 "경기 침체로 인한 골프인구 이탈에 대한 우려 그리고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된 '대중형 골프장 지정에 관한 고시' 등 영향으로 그린피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투명한 골프장 이용요금 공개를 통해 골프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모두의 레저로 자리 잡는 골프 문화를 지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요금 회귀, 시간 걸릴 수도".. 수급 문제, 제도 한계 등 과제
코로나 특수로 인상됐던 그린피가, 골프붐 진정과 맞물려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분위기는 감지되지만, 그 수위와 시기에 대한 시각차는 있습니다.
앞서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지난달 말 ‘새해 골프장 산업 전망'을 내놓고 비슷한 추이의 전망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그린피는 다소 주춤하겠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당장 회귀하진 못할 것”이라며 “내림 폭이 크지 않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골프장 수익률은 최고치를 경신한 2022년보다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개장 골프장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지만 폭증한 골프 인구를 수용하기엔 여전히 부족한 점도 문제로 꼽았습니다.
이 때문에 대중골프장 주중 그린피(2021년 5월 기준)가 17만3,700원으로 일본 골프장 그린피의 3.1배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부킹난'이 되풀이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천범 소장은 "올해 국내 경기 침체와 골프붐 진정으로 인해 골프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겠지만, 강력한 골프장 건설 규제로 고비용 구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골퍼들의 비용 절감과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 측면에서 관련 규제 완화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대중형 골프장 지정 역시, 수도권 회원제의 비회원제 가격을 기준 삼으면서 지역별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카트비와 캐디피 등 부대비용 인상 우려도 제기되면서 정책 보완 요구도 잇따르는 실정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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