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發 변이’ 확산 속 중국인 확진자 도주…허점 드러난 국내 방역

이진경 2023. 1. 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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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XBB.1.5 급속 확산… 재유행 우려
1주간 해외유입 확진자 중 42% 중국發

최근 중국에서 면역 회피력이 높아진 신종 코로나19 변이가 잇따라 확인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입국한 중국인 확진자가 격리를 거부하고 달아나는 등 국내 방역 허점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들 사이에서 XBB와 BQ.1, BQ.1.19 등 신종 변이가 검출됐다. 기존 BA.5.2와 BF.7 바이러스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상하이(上海)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등에서는 XBB 변이 등이 발견됐다.
지난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중국에서 입국하는 단기체류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전면 시행된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외국인은 61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검사 인원(309명)의 19.7% 수준이다. 사진은 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연합뉴스
특히 중국에선 현존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면역 회피력이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XBB.1.5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어 곧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대 생화학자 차오윈룽(曹雲龍)은 “중국에서 현재 파동이 최고조에 달한 후 XBB가 새로운 대규모 감염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중국 코로나19 상황은 변이 유입 등 국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국발 입국자 검사 의무화 시행 이후 2, 3일 이틀간 공항에서 검사를 받은 단기체류 외국인 590명 중 22.7%(136명)가 양성판정을 받을 정도로 양성률이 높다. 최근 1주 해외유입 확진자 중 42%가 중국발이었고, 이날은 76%에 달했다. 정부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5일부터 입국 48시간 전 PCR 또는 24시간 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화도 시행한다.

XBB.1.5의 경우 국내에서 지난달 말 기준 13건(국내 6건, 해외 유입 7건) 외 추가 사례는 없으나,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에서도 XBB.1.5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검출률이 4%에서 41%로 급증할 정도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고강도 방역 대책이 시행된 첫날 중국발 단기체류 입국자 중 20% 가량이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 검사센터 앞에 세워진 입국자들의 수하물. 연합뉴스
방역 당국은 XBB.1.5에 대한 정보는 아직 없으나 상위계통인 XBB는 BA.5.2 대비 56.9% 검출속도가 빠르고, BA.4/5대비 3.6배 중화능(감염 예방 능력)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변이는 BA.5 검출률이 38.2%로 전주 대비 7.9%포인트 낮아졌고, BN.1이 같은 기간 24.4%에서 33.3%로 올라섰다. BA.5 세부계통인 BQ.1, BQ.1.1, BF.7은 각각 7.0%, 5.5%, 4.5%, BA.2.75는 6.7%로 집계됐다. 방역 당국이 별도로 전장유전체 분석을 하는 최근 중국발 입국 확진자 65명의 변이별 검출률은 BA.5 77.0%, BF.7 21.5%, BN.1 1.5%였다. 유행 변이가 교체되면서 지난달 18∼24일 주간확진자 중 재감염 추정사례 비율은 17.90%로, 직전 주 17.11%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인천경찰청과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날 오후 10시7분 인천시 중구 한 호텔에서 중국인 A(41)씨가 도망쳤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인천공항 도착 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판정이 나와 임시재택시설인 해당 호텔에 격리될 예정이었다. A씨는 확진자 이송용 버스를 타고 이곳에 온 뒤 객실 배정을 기다리다 사라졌다. 질서유지 요원들도 배치돼 있었으나 A씨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A씨는 이날 새벽 호텔에서 300m가량 떨어진 대형마트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됐다.
4일 인천경찰청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7분께 인천시 중구 영종도 모 호텔 인근에서 중국인 A(41)씨가 코로나19로 인한 격리를 거부하고 달아났다. 사진은 호텔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A씨의 모습. 연합뉴스
김주영 중수본 의료자원지원팀장은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서 대단히 유감”이라며 “A씨는 현재 감염병법을 위반한 현행범으로 수배가 된 상태로, 체포되면 법률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강제 출국과 일정 기간 입국 제한 조치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거주지 인근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 명단이 시스템 오류로 지자체로 전달되지 않아 이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역 시스템 오류 하루 만에 확진자를 놓치면서 방역 구멍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진경 기자, 인천=강승훈 기자, 베이징·워싱턴=이귀전·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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